프레시안 “<조선일보>는 정말로 ‘쓰레기’가 되고 싶은가?”

“<조선일보>는 정말로 ‘쓰레기’가 되고 싶은가?”
[기고] 촛불 폄훼한 <조선일보>의 거짓말을 고발한다
기사입력 2010-05-11 오전 10:55:44

    
<조선일보>는 지난 5월 10일 1면을 포함해 총 세 면에 걸쳐서 “‘광우병 촛불’ 그 후 2년”이라는 기획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특히 2008년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경고한 우희종 서울대학교 교수,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을 겨냥했다.

<조선일보>는 박상표 정책국장을 두고 “2년 전 ‘변형 프리온이라는 괴물은 후추 한 알의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0.001그램만으로도 인간광우병을 옮길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같은 일은 현실적으로 일어나 불가능하다고 과학계는 결론 내렸다”며 “박 국장은 이후에도 이를 바로 잡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조선일보>는 “박 국장이 ‘(광우병 관련) 인터뷰나 취재 요청에는 응할 마음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를 보고 박상표 국장이 <프레시안>에 기고를 보내왔다. 박 국장은 “차 안이라서 전화 통화가 곤란하다”고 했을 뿐인데, 저렇게 기사가 나가는 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전했다. <편집자>

<조선일보>는 지난 5월 10일 “‘광우병 촛불’ 그 후 2년” 기획 기사를 통해 2008년 촛불 집회를 폄훼하고 왜곡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는 여전히 위험하다. 일본, 타이완,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주변국은 여전히 광우병을 우려해 엄격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3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야당,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앞으로 2년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기로 입장을 번복했다.

일본은 여전히 2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타이완도 마찬가지다. 타이완의 마잉주 정부는 지난 해 한국과 비슷한 조건으로 30개월 이상 모든 부위의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야당, 시민단체가 반대 시위를 벌여 결국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을 수입하는 것으로 후퇴했다.

또 타이완 입법원(의회)은 2010년 1월 5일 미국 소의 내장, 간 쇠고기(분쇄육), 뇌, 척수, 눈, 머리뼈 등 6개 위험 부위를 수입하지 못하도록 식품법 개정 합의안을 통해 금지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 정부는 미국산 소의 혀, 횡격막, 고환 등이 위험 부위라는 논란이 일어나자 이들 부위의 수입을 중단했다.


▲ 지난 5월 10일 <조선일보>는 3면에 걸쳐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을 걱정하며 시작된 2008년의 촛불 집회를 폄훼했다. <조선일보>의 보도는 진실인가? ⓒ프레시안

<조선일보>가 괴담이라고 왜곡하는 MM형 유전자와 인간광우병의 상관관계는 과학계의 상식이다. 대만의 과학자 킹클림(金克寧)은 <타이페이타임스>에서 “대만 국민들 중 98퍼센트가 프리온 단백질 129번 코돈이 MM형이기 때문에, 대만 국민이 유럽인이나 미국인보다 더 광우병에 민감하여,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내용을 기고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대만 국민은 내장까지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병원성 프리온에 노출될 경우 세계에서 가장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민족이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러나 타이완 언론과 타이완 검찰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괴담이라고 공격하거나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재단하여 수사를 하거나 기소를 한 적이 없다.

또 <조선일보>가 괴담이라고 왜곡하는 ‘후추알 한 알 크기인 0.001그램만으로도 인간광우병에 전염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유럽과학전문가위원회의 의견에 기반을 둔 과학적 주장이다. 유럽과학전문가위원회는 <광우병 원인 물질의 인간에 대한 경구 노출 : 감염량 및 종 간 장벽>이라는 의견서를 통해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과학적 데이터가 상충되고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드시 포함시켜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 따라서 소에게 광우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최소 노출량인 0.001그램을 인간에게 적용시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은 과학적 예방 대책의 기본이다.”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와 달리 미국인도 햄버거·피자를 목숨 걸고 먹는다. 햄버거, 피자에 쓰이는 분쇄육, 선진회수육(AMR)은 광우병 위험뿐만 아니라 병원성 대장균에 의한 식중독 사고의 원인으로 악명이 높다. 인간광우병 희생자 중에서 상당수는 광우병 위험 물질이 혼입된 분쇄육, 선진회수육을 통해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 2009년 10월에도 미국 동부의 뉴햄프셔와 뉴욕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에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을 먹고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입원하고, 2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O157 식중독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므로 미국인도 햄버거와 피자를 먹을 때는 목숨을 걸어야만 한다.

<조선일보>의 기사를 읽어보면, 왜 2008년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조·중·동 취재는 하냐? 제대로 못쓸 바엔 차라리 베껴라”는 팻말을 들고, “조·중·동 쓰레기! 조·중·동 닥쳐!” 구호를 외쳤는지 알 수 있다. 지금 <조선일보>는 시민단체, 비판적 전문가가 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거부하는지 그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

그나마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기에 <조선일보>의 방 씨 사주와 그를 위해서 일하는 기자들도 광우병 위험에 비교적 덜 노출되었다. 이런 데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2주년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조선일보>에게 묻는다. <조선일보>는 정말로 ‘쓰레기’가 되고 싶은가?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