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반성은 MB정권이 해야”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ㆍ서울대 민교협 17일 회견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촛불 반성’ 발언에서 당사자로 지목된 지식인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대운하·4대강 사업,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시국선언 등을 놓고 현 정권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비판적 지식인들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다시 결집할 조짐이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서울대 지회(서울대 민교협)는 1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촛불 정국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오전 11시 교내 교수회관에서 개최한다. 서울대 민교협은 이날 “반성은 현 정권이 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성명서는 지난 11일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가운데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발언한 이 대통령과 지난주 촛불 2주년 관련 조선일보 특집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식 사과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민교협에는 2년 전 촛불집회 당시 전문가로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지적했던 우희종 교수(수의학)와 미국 내 쇠고기 이력추적제의 문제점을 제기한 최영찬 교수(농경제사회학) 등이 속해 있으며 150여명의 교수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 같은 서울대의 움직임이 타 대학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6월 서울대와 시국선언을 같은 날 발표했던 중앙대 민교협 모 교수도 “(정부와 보수언론의) 촛불시위에 대한 폄훼가 계속될 경우, 교수들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당시 활발하게 활동했던 지식인·전문가들의 재결집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참여연대는 오는 19일 광우병국민대책위원회 전문가자문위 소속 교수·전문가들을 초청해 ‘촛불 2주년, 왜곡으로는 감출 수 없는 촛불운동의 진실’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번 토론회에서는 우희종 교수가 ‘광우병, 과학적 진실은 변화했는가’에 대해,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이 ‘재협상의 필요성, 국제적 미 쇠고기 수입조건 변화와 한국’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어 광우병 위험성 보도와 관련, 무죄를 선고받은 MBC ‘PD수첩’의 조능희 PD와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교수,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등이 나서 ‘촛불 운동’과 그후 제기된 주요 사회현안들에 대해 토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