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영리병원 시기상조” <인터뷰> 우근민 제주지사 당선자

<인터뷰> 우근민 제주지사 당선자

“수출 1조원 시대 열겠다”..자유무역지구 조성
” 재출마 않겠다”..민주당 복당은 신중히 검토

(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 무소속 우근민 제주지사 당선자는 9일 “도정의 주민은 도민인 만큼 항상 도민과 함께 도민의 이익을 위해 낮은 자세로 도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우 당선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더 할 생각도 없다”며 재출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좌고우면하거나 점수를 따려고 하지 않고, 역사에 평가를 맡기는 기분으로 소신껏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 1조원 시대를 열도록 수출진흥 4개년 프로젝트와 자유무역지구 조성을 추진하고, 수출과 마케팅 업무를 전담할 ‘통상마케팅본부’를 설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우 당선자와 가진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개인의 영광이기에 앞서 도민 여러분의 승리다. 올바른 판단으로 자존심을 지켜주신 도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정파를 초월해 선거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풀고, 도민 대통합과 화합을 이루라는 뜻으로 알고 도정을 운영해 나가겠다.

   –승리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선거운동 기간 골목 유세와 대화를 통해 도민을 직접 만나는 현장 운동에 주력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다준 것 같다. 현안이 있을 때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했던 진정성을 도민이 인정해 줬다고 본다.

   –공약한 기초자치단체 및 기초자치단체장 부활 등 행정체제 개편 추진 방향은.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도지사의 권한이 강화됐다. 하지만, 풀뿌리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된 탓에 지역 주민은 오히려 소외됐다.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의 연구와 도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추진 일정을 마련하겠다. 임기 안에 주민과 기업, 지역사회 등 모든 구성원이 창의성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특별자치도 모델을 만들겠다.

   –역점사업은 무엇인가.

   ▲수출 1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수출진흥 4개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제주공항과 서귀포항 인근에 ‘자유무역지구’를 조성하겠다. 자유무역지구에서 생산과 가공, 포장, 디자인, 유통 및 통관 절차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도록 할 생각이다. 수출과 마케팅 업무를 전담할 ‘통상마케팅본부’와 도지사 직속의 ‘수출진흥회의’를 설치해 수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관광은 활성화 방안은.

   ▲외국인 관광객 연간 200만명 유치를 위해 국내외 항공 노선을 확대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겠다. 승마와 요트, 골프, 낚시, 패러글라이딩을 5대 핵심 레저스포츠로 선정해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 의료관광과 마이스산업, 제주의 문화와 생태, 역사 자원을 활용한 복합 관광상품도 키우겠다.

   –해군기지 문제 해결방안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고 국방부와 제주도가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여 갈등이 불거졌다. 지역주민의 불만과 지역사회의 갈등이 많은데 그대로 공사를 강행하면 도정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지역주민과 국방부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본다. 취임하면 국방부장관, 해군참모총장, 주민 등을 만나서 조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

   –영리병원과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에 대한 견해는.

   ▲영리병원 도입은 시기상조다. 공공의료시설 확충이 더 시급하다. 의료기관이나 시설 부족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고통받는 사례가 많지 않은가. 도민이 의료서비스에 대해 만족할 때 가서 검토해도 늦지 않다.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은 재원 확보 측면에서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도민이 공감하지 않으면 꼭 할 필요가 없다.

   –제주시와 비교해 서귀포시가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지적이 많다.

   ▲서귀포시에 감귤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구기관을 유치해 주요 산업인 감귤을 살리겠다. 세계적인 농식품생명대학과 명문 고등학교를 유치해 교육도시로 육성하겠다. 기초자치단체의 부활도 서귀포시의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복당할 생각은.

   ▲민주당은 정치적 고향이고, 뿌리다.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2번 제주지사가 됐다. 도민들의 뜻에 따라 신중히 검토하겠다.

   –일부 고위 공무원들이 선거에 개입해 말이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거가 끝나고 나서 일부 고위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이 너무 심한 걸 알았다. 반성도 하지 않는 것 같다. 될 수 있으면 감싸서 같이 가려고 했는데 주위에서 그대로 두면 안 된다고 한다. 선거에 깊숙이 개입한 고위직 공무원들은 그대로 두기 어려울 것이다.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직접 현장을 챙기고, 도민의 얘기를 듣는 자세를 끝까지 유지할 것을 약속드린다. 제주사회는 여러 현안을 놓고 곳곳에서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갈등과 반목을 풀지 못하면 제주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 갈 수 없다. 건강한 소통이야말로 상생과 통합의 실마리다. 소통의 통로를 구축해 도민 대통합을 이뤄나가겠다.

   jpho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6/09 10: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