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의료산업 진출 본격화… 삼성·SK, 메디슨 입찰제안서 제출
삼성전자 “현재는 밑그림 그리는 단계”
기사입력 2010-11-19 오전 10:34:44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최근 매물로 나온 의료기기업체 메디슨 인수에 뛰어들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재벌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SK가 사모펀드 칸서스인베스트먼트가 소유한 메디슨 지분 40.94% 인수를 위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들 두 기업을 비롯해 KT&G, 일본의 올림푸스, 네덜란드의 필립스는 지난달 20일 매각주간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추정 매매가격은 3000억 원대다.
관심을 끄는 부문은 국내 최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SK의 인수전 참여다. 삼성과 SK그룹은 추후 성장동력으로 일찌감치 의료전자 부문을 꼽아왔다. 의료기기를 포함한 전 세계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3000억 달러가 넘을 정도로 크다. 반도체(400억 달러대)의 일곱 배가 넘는 규모다.
삼성전 자는 지난 5월 헬스케어 등의 사업분야를 5대 신수종 사업으로 결정, 23조 원을 투자키로 했다. SK 역시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사업을 차세대 사업 중 하나로 정했다. SK는 이미 메디슨 인수를 위해 지난달 27일 의료와 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하던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를 내년 상반기 중에 떼내기로 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행보는 더 적극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의료민영화를 위한 보고서를 제안하고, 전자는 이미 제약사업, 의료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일 엑스레이 장비업체 ‘레이’ 지분 64%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설립된 치과용 엑스레이 장비업체다.
또 줄기세포치료제 관련 기업의 직원 일부도 삼성전자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 줄기세포, 제약,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밑그림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밑그림을 그려가는 단계라 ‘헬스케어 전반’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정도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방향성만 확실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 번 인수전은 의료전자 부문이 대형화, 재벌기업화하는 본격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산업계의 전반적인 재편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 등의 의료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이다.
/이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