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자연 방목, 곡물 사료…” 美 쇠고기 ‘허위 광고’ 논란

“자연 방목, 곡물 사료…” 美 쇠고기 ‘허위 광고’ 논란
“초원에서 풀 뜯는 소” vs “미국 목장이 맞긴 한 건가”
기사입력 2010-12-27 오후 4:03:11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TV 광고가 시작돼 주목된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해온 일부 단체는 이 광고를 “허위 광고”로 규정하고 대응을 할 예정이어서 2011년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새로운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美 쇠고기 광고 공세, “자연 방목, 곡물 사료…”

미국 육류수출협회는 지난 12월 1일부터 YTN, MBC드라마넷, SBS플러스, KBS드라마 등 케이블 방송을 통해서 미국산 쇠고기 광고를 진행 중이다.

이 광고는 “자연 방목으로 깨끗합니다, 곡물 사료로 안전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100% 진심을 전합니다, 아이도 엄마도 진심으로 웃을 때까지, to Trust 미국산 쇠고기, 믿음을 드려요” 문구와 함께 미국산 쇠고기로 요리한 갈비찜, 쇠고기 샤브샤브 등을 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을 담았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광고를 시작하면서 내놓은 보도 자료를 통해서 “이 방송 광고는 2009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시작한 ‘트러스트 캠페인(Trust Campaign)’의 일환”이라며 “앞으로 방송 광고 외에도 지하철 승강장 광고, 잡지 광고 등을 통해서 이 캠페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미국산 쇠고기 등의 홍보를 위해서 설립된 기구로, 미국 농무부, 미국 내 생산자, 수출업자, 농축산물 관련 업체 등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현재 미국 덴버에 본사를 두고 한국, 일본, 중국, 멕시코 등 세계 11개 지역에서 지사를 운영 중이다. (☞바로 가기 :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 지사)


ⓒ미국육류수출협회

美 쇠고기 전문가 “명백한 허위 광고” 공개 질의

미국육류수출협회의 TV 광고를 놓고 국민건강수의사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7일 공개 질의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한국 국민에게 허위 광고를 하는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묻는다”며 총 11개 항목의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12월 31일까지 답변을 해줄 것을 미국육류수출협회에 요구했다.

이들은 우선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쇠고기 중에서 (TV 광고대로) 순수한 자연 방목으로 사육한 것의 비율을 구체적인 근거 자료와 함께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 중에서 100% 곡물 사료로 사육한 소의 비율도 구체적인 근거 자료와 함께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서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쇠고기 중 혈액 제품, 유제품, 돼지 또는 말 유래 단백질 등과 같은 동물성 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의 비율을 구체적인 근거 자료와 함께 밝힐 것도 요구했다. 미국은 1997년 소에게 소나 양 등에서 유래한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것은 금지했으나, 돼지나 말 등에서 유래한 동물성 사료는 계속 먹이고 있다.

“초원에 풀 뜯는 소? 목장은 미국 어디냐?

한편, 국민건강수의사연대와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미국육류수출협회의 TV 광고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광고에 나온) 자연 방목과 곡물 사육은 서로 배치되는 소의 사육 방식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자연 방목으로 깨끗하다’, ‘곡물 비육으로 안전하다’ 등의 문구가 한 광고에서 동시에 사용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자연 방목한 소는 풀을 먹기 때문에 따로 곡물 사료를 먹일 필요가 없다.

더 나아가 이들은 “광고 속의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의 사진이 실제 사진인지 밝히고, 그 구체적인 장소가 미국의 어느 곳인지 알려주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한국으로 수출된 미국산 쇠고기 중에서 그렇게 초원에서 풀을 뜯은 목장의 것이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