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한미FTA 끝장토론, 출근·점심시간에… 왜?

  

한미FTA 끝장토론, 출근·점심시간에… 왜?
국회 외통위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과 겹쳐”… “한미FTA 처리 위한 꼼수” 비판 나와

11.10.19 18:24 ㅣ최종 업데이트 11.10.19 18:24  선대식 (sundaisik)  

한미FTA 끝장토론회

  

  
▲ 한미FTA 끝장 토론 반대쪽 토론자로 참석한 송기호 변호사(왼쪽)와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끝장토론의 전제조건으로 여야 합의 없이 종결되지 않는 토론, 시간 제한 없음, 상호토론 보장 등을 전제로 참석했으나, 이 조건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확인돼 퇴장했다”고 입장을 밝힌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 유성호  송기호

20~2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끝장토론회가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에만 열리기로 결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위원장 남경필)는 20~22일로 예정된 한미FTA 토론회 중 20~21일 토론은 오전 8~10시, 낮 12~오후 2시에 열기로 결정했다. TV중계가 어려운 시간대에 토론회를 열리는 것은 당초 예정된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 일정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토요일인 22일 토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하지만 다음 주 평일에 끝장 토론회를 열지 않고 이번 주 굳이 비정상직인 일정의 토론회를 여는 것은 다음 주 초 국회 외통위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켜 국회 본회의에 상정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1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4~25일 끝장 토론을 하는 게 국민을 위해서도 더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출근·점심시간, 토요일 토론회는 한미FTA 처리 위한 요식행위”

17일 한미FTA 끝장토론회에서 토론시간 제한에 항의하며 퇴장한 송기호 변호사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 그리고 토요일에 열리는 끝장토론회는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요식행위”라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끝장 토론회는 일반 국민들에게 한미FTA로 인해 피해를 볼 농민과 중소상인 등의 의견을 잘 전달하기 위해 마련되는 것”이라며 “이번 주 국회 일정 때문에 끝장 토론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면, 국민들이 토론회를 볼 수 있도록 다음 주 평일 끝장토론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일정의 토론회에 참석할 경우 한미FTA를 처리하기 위한 요식 행위의 들러리가 될 것이다, 국민들에게 한미FTA의 폐해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토론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궁금증이 나오면 이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규명해야 하는 게 끝장 토론회다, (한나라당은) 토론회와 한미FTA 처리를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전이 가장 고조된다, 이 시기에 국가중대사를 다루는 한미FTA 끝장 토론회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전문가자문위원회는 한나라당과 끝장토론회 일정 등을 협의한 민주당에 제안서를 전달해 “20~22일 한미FTA 끝장토론회가 자투리 시간을 쪼갠 토론의 방식으로 이어질지라도, 쟁점이 해소되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충분한 의견 개진이 보장되는 토론회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문위는 “남경필 위원장이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혹은 여야 의견 불일치 등을 빌미로 끝장토론회의 종결을 일방적으로 선언할 수 없도록 하고, 토론결과 드러날 수 있는 문제점과 관련해 정부 대책과 처리 결과를 평가한 후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경필 위원장은 19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이 되지 못한다고 해서 소수가 무조건 이념적으로, 근본적으로 반대를 해서 몸으로 막고 의장석을 점거하는 이런 정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억지부리기”라며 “이제는 한미FTA 비준을 할지 말지 결정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출처 : 한미FTA 끝장토론, 출근·점심시간에… 왜?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