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에이즈감염인에 대한 검사비용 지원중단을 즉각 철회하라!

HIV/AIDS 감염인 모임(Love4one)/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경인지역의과대학학생회협의회 / 동성애자인권연대 / 민중의료연합

========================================================
<성명서>
월드컵 앞두고 정부가 에이즈 확산 앞장서서야
– HIV/AIDS 감염인에 대한 검사비용 지원중단을 즉각 철회하라 —

지난 4월 22일 국립보건원은 그간 사후지급되오던 HIV/AIDS 감염인의 진료비 중 검사비용과 선택진료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였다. 이 조치는 환자들에게 통보되지 않아 알려지지 않고 있었고 최근 환자들이 사후지급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알려졌고 현재 검사를 푀기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에이즈의 폭발적 확산이 우려되는 시점에서 에이즈확산을 막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앞장서서 에이즈확산을 조장한다는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지금까지 지급되어오던 비급여부분의 ‘사후 지급’도 일부 구제조치가 있다하더라도 경제 활동에 제약을 받는 감염인들에게는 옳지 못한 정책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비급여부분의 사후 지급까지 없앤다는 것은 감염인이 이 사회에서 건강하게 살 권리를 완전히 빼앗겠다는 것이다.
에이즈는 정부의 격리정책으로 인해 이미 정상적인 사회 적응이 불가능한 질병으로 낙인찍혔고, 감염인들은 변변한 직장을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에이즈 치료에 필수적인 비용인 비급여부분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조치이다. 최근 월드컵을 맞아 에이즈확산을 우려하여 예방캠페인 목적으로 10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국내 HIV/AIDS감염인에 대한 검사비용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는 문제를 밝혀야 할 정부가 ‘검사’비용을 없앰으로서 문제를 은폐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

이 조치는 한국 에이즈 정책의 총체적 실패의 단적인 예일 뿐이다. 이제는 아예 격리로도 모자라 검사비용까지 삭감하여 에이즈는 한국에서는 없는 병으로 은폐를 해버리겠다는 것이 책임있는 보건당국이 할 일이란 말인가?
에이즈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다. 에이즈의 감염경로는 정확히 밝혀져있고, 에이즈는 발병하지 않는다면 완전히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질병이며, 또한 발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에이즈 감염인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감염인 중 적지않는 수가 사망에 이르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는 책임을 강화하기는커녕 책임회피를 넘어 HIV 감염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비급여부분의 지급 중지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HIV 감염인과 에이즈환자들이 이 사회에 건강히 적응할 때에만 에이즈 감염의 확산과 감염인의 발병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월드컵의 개최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지금, 정부가 에이즈 감염인을 이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들에 대한 불충분한 지원마저 포기하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지원중단조치의 철회와 더불어 감염인들이 자비부담하는 진료비를 전액지원하여 월드컵 기간에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우리는 금번 조치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월드컵 기간에 전세계 에이즈감염인 및 지원단체들과 연대하여 대한민국정부의 반인권성을 성토하고 투쟁할 것임을 이 자리를 빌어 분명히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