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쟁지원 할 돈으로 사회복지예산 확충하라

성명서

우리의 이름으로 이라크 어린이들을 죽이지 말라!
- 전쟁지원 할 돈으로 사회복지예산을 확충하라 –

노무현대통령은 2003.3.14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을 통해 “한미동맹 정신에 입각해서 미국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쟁지원을 약속했고 같은 날 외교통상부장관은 이라크전쟁에 대한 파병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국제적 여론에 의해 전혀 지지를 받지 못하는 부시의 전쟁에 대해 지지선언을 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실망을 감출 수 없다. 미국이 전쟁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9.11 테러의 당사자인 뉴욕시의회가 이라크전쟁반대를 결의하는 시점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하에 아무 명분도 없는 미국의 전쟁에 지지선언을 한 대한민국 정부를 보며 우리는 큰 수치를 느낀다.
유엔은 미국의 이라크전쟁이 전쟁으로 인한 즉각적으로 50만명의 사상자와 120만명의 기아로 인한 아사위기, 200만명의 난민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이미 경제봉쇄로 인해 매달 5000명의 어린이가 죽어가고 있으며 현재 남아 있는 인구의 50%가 14세미만의 어린이들인 이라크에 폭탄을 퍼붓는 학살극에 어떠한 명분으로 지지를 보낼 수 있는가? 더욱이 현시점은 유엔무기사찰단이 대량학살무기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낸 상태이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의견이 거부될 것이 분명한 시점이다.
미국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명하고 북한에 대한 핵 선제 공격 위협을 가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부시는 이라크 다음은 북한임을 공언해 왔다. 이 시점에서 노무현정부는 이라크전쟁지지의 대가로 한반도 평화를 얻겠다는 것인가? 국제적지지도 확실한 근거도 없이 벌이는 전쟁을 지지하면서 어떻게 국제사회에 대해 한반도의 전쟁을 막자고 호소할 것인가? 노무현 정부의 거래는 아무런 명분도 실익도 없는 추악한 거래일 뿐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호의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평화는 지금까지 이라크 전쟁이 연기되어 왔듯이 전세계의 평화를 사랑하는 수십억 인구들의 단합된 힘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미국에 대한 구걸, 그것도 이라크 어린이들의 피를 그 대가로 하는 구걸로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는 명분없는 이라크 어린이들에 대한 학살행위에 어이없게도 의무병과 공병을 파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이지 학살과 파괴이후에 이들을 치료해주고 집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다. 전쟁지원에 쓸돈이 있으면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우유와 의약품을 위해 써야하며, 우리사회에서 빈곤으로 인해 칠료를 포기하는 사람들을 위해, 몸을 누일 집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보장예산을 확충하는데 써야 한다.

이번 전쟁에서 수 백만에 달하는 이라크 민중들과 어린이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부상당할 위험에 처해있다. 이에 모든 사람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인도주의적인 보건의료인들은 이라크에서 또 다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도저히 참고 지켜볼 수 없다. 더불어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민들과 전 세계 민중들은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어코 부시의 전쟁을 지원한다면,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민중과 함께 노무현 정부에도 단호히 맞설 것이다. 우리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대한민국정부에 분명히 말한다. 우리의 이름으로 이라크 어린이들을 죽이지 말라!!

2003. 3. 14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