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화제약과 한국오가논은 ‘리비알’의 생산과 유통을 즉각 중지하고 피해자들을 배상하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110 – 522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2가 8-4 (2층) homepage : www.kfhr.org
☏ 02-3675-1987 FAX 02-766-6025 e-mail healthright@korea.com

한화제약과 한국 오가논은 ‘리비알’의 생산과 유통을 즉각 중지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
- 함량 30%미만의 약을 팔고도 정당성을 주장하는 제약회사는 약을 취급할 자경이 없다 -

초국적 제약회사인 한국오가논사에 의해 공급되고 이와 계약을 체결한 한화제약에 의해 생산·판매되는 여성호르몬제 ‘리비알’정이 식품의약품 안전청에 의해 지난 11월 22일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받았다. 제품의 함량이 30%이상 미달한 것이 그 이유다. 유명의약품 중 함량성분이 몇 % 부족한 예는 있었지만 이렇게 30% 이상 함량이 부족해 품목 허가 취소된 예는 세계적으로도 흔한 일이 아니다.

한 번 엎지러진 약, 주어 담을 수 없다.
식약청은 품목허가취소처분과 더불어 함량이 부족한 제조품목(R21107, 사용기한 2004. 12.11) 30만정에 대해 회수 후 폐기 처리 할 것을 명령했지만 거의 대부분은 회수되지 않고 이미 사용되었다. 병 포장 ‘리비알’ 생산량 237만 정(2001~2003년까지) 가운데 회수량은 23%인 54만 정에 불과하다. 회수되지 않은 ‘리비알’ 183만 정은 폐경기 여성 6만1,262명이 한달 간 복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특히 수거·폐기 명령이 내려진 30만정(R211070, 2004.12.11)중 폐기된 ‘리비알’은 4.2%인 1만2,600정에 불과하다.
함량이 미달되어 품목허가취소를 받고 약에 대한 폐기처분을 지시 받은 제약회사가 만일 정상적인 제약회사라면 당장 이 약의 사용자들에게 사과하고 약들을 전량회수 폐기처분하며 이미 이 약을 복용한 사람들에게는 정당한 손해배상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한화제약측은 오히려 식약청의 조치에 불복하여 가처분신청을 내고 ‘리비알’ 품목허가 취소에 대해 소송을 벌이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것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려는 자세인가?

병 포장만 ‘리비알’이고, PTP 포장은 다른 약인가?
한화제약과 오가논 측은 반대소송의 근거로 병 포장에만 문제가 있었지 PTP 포장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중요한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포장변경에 따른 안정성 보장은 제약회사에 전적으로 위임되어 있다. 이 때문에 식약청이 의약품을 허가할 때에는 제형에 따라 허가해 주는 것이 아니라 ‘리비알’이라는 약품 자체에 대해 제약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믿고 허가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포장변경에 따른 안정성 테스트를 엉터리로 하고 ‘리비알’을 유통시켰다면 이는 명백한 한화제약의 과실에 의한 것이고 이 부분에 상당하는 책임은 리비알 전체에 대한 책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병 포장의 안정성 테스트조차 없이 병 포장을 생산 유통시킨 제약사가 생산한 의약품을 믿을 수 없는 것은 식약청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의 신뢰의 문제이며 리비알에 대한 제품허가 취소는 이에 따른 당연한 조치이다.

오가논과 한화 측의 반대소송은 한국의 의약품관리체계 자체에 대한 무시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의약품관리의 기조는 자율점검제로 안정성이나 효능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제약사에게 맡기는 체계이다. 그만큼 제약사의 책임성이나 안정성에 대한 책임과 도덕성을 강조하며 사후관리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어떤 분야보다도 강력하게 처벌을 받는다. 품목허가 취소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불량제품을 유통시킨 것에 대한 행정처벌의 성격이 강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리비알’에 대한 취소처분은 당연한 조치라 생각된다. 제조사의 말대로 잘못된 제품의 생산 로트 또는 그 포장분에 한해서만 처벌을 내린다면, 어느 회사가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 신경을 쓰겠는가?
의약품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일반공산품과는 달리 더욱 엄격한 관리체계가 요구된다. 한국의 의약품관리체계처럼 안정성 부분을 제약회사에 믿고 맡기는 상태에서 불량의약품을 그것도 30%의 함량미달이라는 용납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제약회사가 반성은커녕 억울하다며 법에 호소하는 것은 한국의 의약품관리체계를 근저로부터 뒤흔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윤리적 측면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리비알’은 폐경기 치료제로 치료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장기간 꾸준히 복용해야 하며 혈중 농도가 매우 중요한 의약품이다. 이러한 의약품에 대해 함량이 30% 이상이나 부족한 불량의약품을 유통시켜 놓고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소송이라니 우리는 한화제약가 오가논의 무책임과 비도덕성에 대해 할말을 잊는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국민의 건강이 기업의 이윤보다 우선이라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한화제약과 오가논이 불량의약품 ‘리비알’생산에 대해 사과하고 이를 복용한 폐경기환자에 대한 배상대책을 즉각 발표할 것을 요구한다. 만일 이러한 정당한 요구를 한화제약 측이 거부한다면 우리는 여성단체, 소비자단체와 함께 한화제약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환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에 들어갈 것이다.

- 우리의 요구
– 한화제약과 오가논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식약청의 행정처분을 즉각 수용하라
– 한화제약과 오가논은 ‘리비알’ 복용 폐경기환자 피해에 대한 배상을 즉시 실시하라
– 정부는 한화제약의 의약품 생산에 대한 전반적 실사를 즉시 시행하라

2003.12.22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