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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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정부는 매향리만이 아니라 미군기지 문제전체에 대해 조사와 해결에 나서라
- 매향리 사격장 폐쇄조치를 환영하며 기지폐쇄이전에 전면적 조사를 촉구한다 -
18일 작년 11월 한미간에 `매향리사격장 관리임무 전환 및 폐쇄’에 관한 이행계획서 체결에 따라 매향리의 쿠니사격장 관할권을 한국 국방부가 넘겨받아 폐쇄할 방침인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이번 조치가 주민들과 사회단체들의 투쟁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또한 이토록 간단한 폐쇄조치를 수십년간이나 미루어 오면서 매향리 및 인근 주민들의 삶과 건강과 생명에 막대한 피해를 안겨준 미군당국과 한국정부에 대한 분노를 다시 한번 느낀다.
우리는 이번 조치를 보면서 매우 뒤늦게 나마 한국정부가 자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려는 조치에 나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문제가 이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매향리 조사이후 2002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미군기지반환연대와 함께 다른 미군기지들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2002.10. 8. 군산·대구·춘천지역 미군비행장으로 인한 주민 건강피해실태 보도자료) 주민들이 미군사기지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는 매향리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다른 지역의 미군기지 주변 주민들도 매향리와 마찬가지로 소음으로 인한 난청, 불면증, 심리적 피해와 불임, 유산 등을 겪고 있으며 재산상의 피해 또한 심각하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는커녕 체계적인 조사의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매향리 쿠니사격장 폐쇄조치를 계기로 한국정부가 한국에 존재하는 전체 미군기지를 대상으로 한국정부가 주민단체 및 주민들이 신뢰하는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전면적인 조사를 벌일 것을 촉구한다. 또한 군사기지 폐쇄이전에 매향리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군사기지 폐쇄이전에 쿠니사격장과 주변 환경 및 주민건강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필리핀에서 잘 드러난다. 필리핀에서는 폐쇄된 미군기지 터가 중금속 오염 등으로 다시는 사용하기 힘든 땅이 되었으며 주변 주민들은 이로 인해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필리핀에서 드러난 것처럼 기지 폐쇄이후에는 환경과 건강피해와 미군기지의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미군의 발뺌에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는 또한 이러한 조사를 어렵게 하고 미군당국의 주민 건강 및 환경 피해에 대한 배상, 그리고 미군의 원상복구의무 등에 대한 규정이 없는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 (SOFA)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전면 개정되어야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우리는 수십년간의 투쟁으로 매향리 사격장을 결국 폐쇄시킨 주민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매향리 사격장 폐쇄 투쟁을 함께 벌여온 우리는 이러한 결과가 매우 기쁘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에서의 미군기지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미군당국과 한국정부는 사회문제로 드러난 문제만을 표피적으로 해결하려 할 것이 아니라 당장 미군기지의 존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전체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조사와 해결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4. 4. 18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