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경제자유구역특별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를 강력 규탄한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대한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개정안이 기어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였다. 더구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영리법인 허용문제와 내국인 진료문제가 수정 없이 재정경제부의 원안대로 통과되고 말았다. 이를 통하여 참여정부는 보건의료 정책결정에 국민의 건강권 보다는 외국자본의 이익을 더 중시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우리는 이미 개정안 입법예고시부터 이 법안이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악법이라고 지적해왔다. 우선 영리병원의 허용은 국내의료기관의 연쇄적인 영리법인을 촉진시켜 그나마 최소로 존재하던 의료의 공공적 성격 해체 및 이의 결과로 건강보험체계를 필연적으로 붕괴시킬 것이며 또한 연1조원의 해외원정 의료비 방출 방지를 위하여 내국인 진료를 허용한다는 논리 역시 1조원이라는 근거가 불충분하며 이는 역으로 외국병원의 배만 불려주는, 그 결과로 국내 의료의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할 수 있는 악법임을 수 차례에 걸쳐서 강조해왔다. 정말로 참여정부는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과 양심이 있는 정부인가?
개정안은 내용상의 문제점 뿐만 아니라 절차상에 있어서도 큰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개정안 입법을 하면서 실질적인 공청회는 단 한차례 밖에 하지 않았으며 보험가입자 단체인 양대노총과 많은 시민사회단체들 그리고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직능단체와 국내 보건학자들 다수가 반대하였다. 많은 이들이 반대하는 중요한 사안을 사회적 의견수렴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과연 참여정부의 민주주의 방식인가?
더구나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는 경제자유구역 개정안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 과정 및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공공의료확충 계획 마련 후 추진 필요”라는 반대의견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이 조건은 하나도 충족되지 않았다. 참여 정부는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무시하였고 보건복지부는 자신의 주장과 입장을 져버렸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보건과 복지를 담당하는 부서인지 재정경제부의 하급 부서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개정안의 보완물로 보이는 의료급여의 점진적 확대와 보장성강화는 이미 참여정부의 공약사항이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보기에는 기대에 못 미칠 뿐 아니라 핵심을 피해가려 하는 꼼수라고 생각된다.
분명히 강조하지만 경제자유구역내의 영리법인 허용과 내국인 진료는 국내 병원 영리법인화를 촉진시켜 의료비의 폭증을 가져오고 건강보험재정의 위기를 불러와 민간의료보험 도입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OECD국가에서 가장 공공의료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결국은 피해를 보는 쪽은 서민들일 것이다.
우리는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의 철회를 위하여 이 시간부터 모든 방법을 통하여 투쟁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참여 정부는 개정안의 철회를 선포하라. 그렇지 않으면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국민들의 저항을 감수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참여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2. 이번 입법안을 주도한 재정경제부 장관과 사실상 보건복지를 포기한 김근태 장관은 퇴진하라.
3. 열린우리당은 의료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경제자유구역내 영리법인 허용과 내국인 진료허용 개정안을 국회심의 과정에서 폐기하라.
2004년 11월16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