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자회견문 : 생명을 건 단식투쟁 앞에서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야합의 대상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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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 생명을 건 단식투쟁 앞에서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야합의 대상일 뿐인가?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를 위해 단식 농성을 시작한 이들의 단식이 26일째로 접어들었다. 현재 단식농성단은 6백여명이며 이들 중 1백50여 명 이상이 26일째 추운 겨울날 노상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 더욱이 임시국회 폐회를 앞둔 12월 29일 밤 9시를 기해 1백50여명은 국가보안법 폐지 결정이 나는 날까지 ‘물도 소금도 안 먹는 끝장 단식’을 시작하였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국가보안법이 즉시 완전히 철폐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시대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지극히 정당한 시대적 과제이며 열린우리당이 당론으로 내걸고 국민에게 위임받은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짓밟는 국가보안법에 대해 완전폐지가 아니라 형법보완이나 대체입법을 운운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이제는 국가보안법 폐지 절대불가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한나라당과의 합의를 운운하고 있다.
      
  
절규. 30일 오후 여야정당이 보안법처리를 대체입법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보안법끝장단식단은 국회진출투쟁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경찰과의 충돌로 다수의 단식단원이 실신했고, 20여명의 연행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국가보안법폐지를 수구세력의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사안으로 변질시키는 해괴망칙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바로 작금의 ‘끝장단식’을 불러왔다. 대규모의 인원이 단식에 참여할 뿐 아니라, 이들의 물도 입에 대지 않는 형태로 단식을 진행하는데도 지금도 여전히 국가보안법이 단지 정략적인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할 말을 잃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의료인으로서 그간 농성단에 의료 지원을 하며 단식자의 건강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물을 마시며 단식을 하는 것과 물도 마시지 않고 단식을 진행하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르다. 의학적으로 볼 때, 물도 마시지 않고 단식을 진행한다면 대부분의 단식자들이 길어야 72시간을 버티지 못한다. 더군다나 기존에 20여 일 이상 단식을 진행한 이들이 많고, 칼바람을 맞으며 여의도 공원에서 노숙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이기에 언제 어떠한 불행이 초래될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극한 상황을 초래한 열린우리당에 간절히 바란다. 죽음을 무릅쓰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자 하는 단식농성단의 위중한 상황과 이들이 왜 이렇게 까지 죽음을 무릅쓰는지를 진정으로 돌이켜보라. 국회에서 국가보안법이 인권과 정의라는 기준이 아니라 정당간의 정략의 거래사안으로 변질시킨 당신들의 책임은 이제 단식농성단이 극한적인 투쟁을 선택하게끔 하였다. ‘끝장단식’이 시작된지 24시간이 채 지나지도 않은 오늘 벌써 수십명의 실신자가 발생하였다. 만에 하나 단식농성단에서 어떠한 불상사라도 생긴다면, 그것은 열린우리당의 야합과 국회의 무책임 때문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야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하루빨리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여, 단식농성단에서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라.
  
  또한 우리는 생명과 건강을 우선하는 의료인으로서 단식농성단에 간곡히 호소한다. 물도 소금도 없는 단식은 그 자체로 생명에 위협이 되며 현재와 같은 추운겨울에 26일째 단식을 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우리는 국가보안법이 완전 폐지되기를 바라는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러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의료인으로서, 단식농성단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농성단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불의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일차적 책임은 국갑완법폐지 반대입장을 내세우는 한나라당은 물론 수구세력에 야합하려는 정부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정부 여당은 국가보안법을 즉각, 완전히 철폐하라.
  
  2004. 12. 30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건강한세상, 아름다운 이웃 참의료실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