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2조2천억원 흑자중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은 2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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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2조2천억원 흑자중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은 2000억원
- 정부의 건강보험보장성 확대계획, 어처구니없는 생색내기일 뿐-  

정부가 2009년도 건강보험의 보장성, 보험료율, 수가 등에 대한 내용을 확정지었다. 정부는 건강보험료 동결과 5개 항목에 대한 보장성 확대를 성과로 제시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의 2조 4천억의 흑자 상황에서 마련한 보장성 강화의 결과치고 실제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MRI, 초음파, 노인틀니 등을 보험 적용 해줄 것처럼 국민들에게 떠들어 대더니 결국은 말뿐이었고, 2조 2천억의 흑자중에 국민에게 돌아가는 돈은 2천억에 불과하다.

  먼저 이번 5개 항목의 보험 확대적용은 그리 자랑할 만한 조치가 못된다.
5개항목의 보험 확대를 위해 내년에 추가 투입되는 재정은 3천300억정도이다. 그러나, 정부는 2개항목에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축소시켰다. 장기입원환자의 본인부담률과 3차병원의 외래 본인부담율을 인상시켰다. 이 항목에서는 오히려 국민부담액이 1250억 늘어난다. 결국 실제로 정부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는데는 겨우 2천억정도 쓴 것에 불과하다.
건강보험 30년 역사상 최대의 흑자를 낸 상황에서 10분의 1도 쓰지 않은 정부가 이를 건강보험보장성 확대라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또 5개항목이 내년도에 확대적용되긴 하였으나 그 시행시기를 보면 어이가 없다. 내년 1월부터 바로 시행하는 것은 1개항목 뿐이고 2개항목은 7월부터, 심지어 치아홈메우기와 한방물리요법은 12월부터다.  

둘째,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을 엉뚱한데 쓰고있다. 현재까지 건강보험누적 흑자는 2조2천억(금년은 10월까지 1조3천800억 흑자)이다. 우리는 건강보험 재정의 흑자는 지난해 국민들이 건강보험료를 더내고 경제위기 여파로 의료이용을 덜 한 결과이므로 이를 국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전액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는데 쓸 것을 주장하였다. 그런데 실제 보장성 확대에는 2천억 정도만 쓰였다. 의료기관을 위한 수가인상으로 3000억 정도가량이 투입된 것을 보면 수가인상액만큼도 안되는 액수다.
  정부는 건강보험 흑자분중 8000억 정도는 건강보험으로 전환된 의료급여 환자들의 의료비로 쓸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가가 부담해야할 의료급여 진료비를 건강보험으로 떠넘긴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떳떳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건강보험료를 동결한 것이 국민에게 큰 혜택을 주는 것 마냥 생색낼 것이 못된다. 정부가 건강보험의 재정운용을 잘해서 추가로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건강보험 재정이 남은 것은 그동안 국민들이 보험료는 더내고 의료이용은 줄인 탓이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국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국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즉 의료급여 대상자들을 건강보험 대상자로 전환함으로써 국고로 부담해야할 8000억 정도를 국민들에게 떠넘겨 버렸다.
  그 결과 정부는 내년 의료급여 진료비 예산을 올해 3700억 정도에서 내년에는 3200억 정도로 대폭 삭감하였다. 이것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가 이를 국민들에게 떠넘기지 않았다면 대폭적인 건강보험보장성 확대를 할 수 있었다. 이래 놓고선 건강보험료를 동결하였다고 생색내기를 하는 것은 정부가 할일이 아니다.

  한마디로 내년도 건강보험 보험확대와 건강보험료 동결은 한마디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오히려 건강보험의 누적 흑자분을 국민들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슬그머니 국가가 부담해야 할 것을 국민에게 떠넘긴 것이 이번 건정심의 결과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최소한의 의무는 국민에게 최소한의 치료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건설사와 금융투기꾼들에게는 몇십조원씩을 퍼주면서 국민들의 사회보장예산은 삭감하는 정부가 정부로서의 자격이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08. 11. 28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