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부시의 베트남”

“피할 수 없을때만 하는게 전쟁”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 75세 노모의 머리 속에 젊고 핸섬한 공군  헬리콥터 조종사로 남아 있는 리처드 밴드기어 美공군 소위.

    그의 육신은 그러나 30여 만명의 전우들과 함께 워싱턴 포토맥  강변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묻혀있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퇴각하던 1975년 5월 한 미국 상선의  승무원들을  구출하기 위해 출격했다가 자신이 몰던 헬기가 격추되면서 바다로 떨어져 숨진 그는 베트남전 미군 전사자 명단의 마지막 병사로 올라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밥 허버트는 17일(현지시간)자 칼럼에서  밴드기어 소위의 어머니와 가족들의 근황을 소개하면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을 베트남전과 같은 `엉청난 실수’라고 지적했다.

    허버트는 `이것은 부시의 베트남’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밴드기어 소위는  용감하게 산화했지만 베트남전이라는 어리석은 심부름을 위해 목숨을 잃은 다른  5만8 천여 병사들의 죽음과 같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혼후 코코아 비치에서 혼자 살고 있는 그의 어머니도 “나는 내 아들이 죽었다는데 대해 아직도 화가 난다”면서 “내 아들은 덧없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허버트는 “전쟁은 혼돈과 재앙, 죽음과 고통, 평생 잊지못할 슬픔”이라면서 “도저히 피할 수 없을 때에만 전쟁을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그 고통이 다시 재현될 운명에 처해 있다”면서 “납치가 일상화되고, 무장세력의 봉기는 점점 더 복잡해 지고, 이라크 일반국민은 점점 더 미국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는 암울한 이라크 전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베트남전 당시 한 뉴스캐스터가 린든 존슨 대통령에게 `왜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존슨이 “전쟁에 진 첫 미국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한뒤 “부시 대통령은 존슨이 베트남에서 그랬던 것 처럼 이라크의 덫에 꼼짝없이 갇혀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쟁은 악화되고 있고, 전쟁에 이길 수 있는 실질적 계획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패배를 자인할 마음도 없다”면서 “이런 엄청난 실수 때문에 누가 또 마지막 전사자가 되어야만 하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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