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헤즈볼라 무장해제위해 파병한다?

헤즈볼라 무장해제 위해 파병한다?  

[한상진의 레바논통신](6) – 어이없는 한국의 레바논 파병론  
  

한상진(평화활동가)  / 2006년11월27일 15시15분  

오늘 한 친구가 “너희 나라가 레바논에 400명의 군대를 보낸다던데”하는 이야기를 듣고, 레바논 파병이 결정되었나 하고 놀라서 뉴스를 찾아 봤습니다. 어이가 없어 말이 안나오더군요.

무식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 이야기들이 국회에서 오고 갔더군요. 레바논 파병을 추진하고, 훈련이 잘된 특수부대를 보내서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지원하겠다”고 했더군요. 그리고 또 군 최고 책임자라는 사람이 “유엔평화유지군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도 대답 했더군요.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였고, 유엔 잠정군의 프랑스 지휘관은 “헤즈볼라 무장해제는 우리 임무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전쟁 전부터 두 차례에 걸쳐 현재의 정부와 이전 정부가 각각 헤즈볼라의 대 이스라엘 항전을 “적에 대항하는 적법하고 정당한 저항”으로 규정하였습니다.

또한 레바논 정부군 내에도 헤즈볼라가 주축인 시아파 블록에서 파견된 군인들이 1/3가량 존재합니다. 하산 나스랄라는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시도한다면, 이는 레바논을 이라크처럼 만드는 짓이 될 것”이라고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레바논은 내전 직전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한 이스라엘 역시 레바논 재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몇 차례 유엔잠정군(UNIFIL)을 공격한 전력이 있습니다. 전쟁이 다시 발생한다면 헤즈볼라와 다른 세력간의 내전이 되거나 이스라엘의 재침공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정보 파악조차 안 된 상태에서 파병을 논의하고 이를 결정한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유엔도 안 나서는데 한국은 유엔의 이름으로 ‘헤즈볼라 무장해제’?

유엔 잠정군 지휘관이 우리 임무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한 임무를 한국군은 유엔의 이름으로 우리가 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순수하게 인도적 지원을 위해 의료병과 공병만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심한 논란을 야기할 문제인데…

안 그대로 이번의 유엔 휴전 결의안과 이번 휴전 결의안에서 언급하고 있는 이전의 레바논 관련 결의안들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에 유리한 결의안들인지라 국제적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이들 결의안마저도 이스라엘은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엔 잠정군은 이스라엘을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유엔잠정군은 두 나라 사이의 평화 중재를 위한 군대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위한 군대입니다. 정상적인 나라에서라면 사실 레바논 내에서 유엔군의 철군 이야기가 흘러나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이야기 했듯 레바논은 정상적인 나라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특별한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것일 뿐입니다.

어쨌든 최소한의 사전 조사가 안 된 상황에서 파병이 논의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니면 대사관이나 군 혹은 외교부에서 허위 사전 조사 보고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라크 파병을 연장할 때 마다 국회 차원에서 조사를 나왔었습니다. 레바논 파병에도 국회차원의 조사가 필요합니다. 파병 동의안을 처리할 국회이기에 독자적인 상황조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레바논 파병은 거부해도 이라크처럼 부담이 없습니다. 지금 이라크 철군 이야기마저도 여당에서 정식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에서 레바논 재건을 위해 지원한 돈은 약 50만 달러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레바논 재건회의에도 한국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병 비용으로 레바논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