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에서 마침내 ‘동아프리카 전쟁’ 발발

  
  소말리아에서 마침내 ‘동아프리카 전쟁’ 발발  
  ”아프간, 이라크 이어 이슬람 대 서구의 제3의 전선”  

  2006-12-26 오전 11:11:25    

  

  
  소말리아 내전이 마침내 ‘동아프리카 전쟁’으로 비화했다.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는 24일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 ‘이슬람법정연맹(UIC)’과의 전쟁에 돌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에티오피아 공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소말리아 이슬람 군벌의 거점을 집중 공습했다. 에티오피아는 이미 지난 7월부터 8000여 명의 에티오피아군을 소말리아에 침투시킨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동안 이를 부인해 왔다.
  
▲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 지도자 아웨이스가 지난 10일 에티오피아와의 전쟁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프레시안  

  소말리아에서는 1991년 이후 서구가 지지하는 정부와 이슬람 반군 UIC 사이에 내전이 계속됐으며, 지난 2004년 유엔이 인정하는 현 과도정부가 수립된 이후에 오히려 이슬람 반군 세력이 확장됐다.
  
  소말리아와 국경을 맞댄 에티오피아는 기독교 국가로, 주변 지역까지 점령해 ‘대소말리아’를 구축하려는 UIC를 견제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AP> 통신은 “이번 전쟁은 10여 개국이 개입하고 있는 국제전쟁”이라면서 “소말리아에서 이슬람 세력과 미국 등 서구와의 대리전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AP>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 2003년 이라크 전쟁에 이어 이슬람과 서구가 맞붙은 제3의 전선이 동아프리카에 형성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병력(10만 명)을 보유한 에티오피아는 소말리아 과도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8000여 명의 병사를 투입한 상태이다. 그에 반해 UIC를 지원하려는 이슬람 전사들도 이미 8000여 명이 소말리아에 들어와 있다.
  
  여기에는 에리트레아가 보낸 2000여 명의 병사를 비롯해, 예멘·이집트·시리아·리비아 등에서 온 6000여 명의 이슬람 전사들이 포함돼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석유부국들도 UIC측에 상당한 액수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UIC를 ‘알 카에다의 꼭두각시’라면서 소말리아를 알 카에다의 최대 근거지로 지목해 왔다. UIC 최고지도자 셰이크 하산 다히르 오웨이스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발표한 테러용의자 명단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아랍권 언론들은 소말리아 사태는 미국이 일으킨 것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원 하에 전쟁에 나선 에티오피아가 짧은 시일 내에 표면적으로는 UIC를 제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처럼 반군 세력을 완전히 진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UIC가 소말리아 민중으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다른 무슬림 국가들로부터 성전에 참여하겠다는 전사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오히려 확전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유엔에서는 우간다 등 소말리아와 국경을 접하지 않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평화유지군을 소말리아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제 배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소말리아 과도정부는 8000명의 평화유지군 병력이 배치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성사되더라도 배치까지는 수개월 이상이 걸릴 뿐 아니라, 유엔에서 파병 결의안을 주도한 것이 미국이라는 점에서 반미 감정이 팽배한 소말리아 국민이 평화유지군을 수용할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승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