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찾은 기사랍니다. 지난 기사이지만 제가 한때 핑크플로이드를 좋아했던지라…
———————————————————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장벽 허물고 평화를 ♪
[중앙일보 06.26 (월) 오전]
`핑크 플로이드` 리드싱어 출신 로저 워터스
90년 베를린 장벽 이어 네베 샬롬서 공연
[핑크 플로이드 출신의 로저 워터스가 22일(현지시간) 네베 샬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네베 샬롬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현 세대가 장벽을 허물고 평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22일 밤(현지시간) 예루살렘 인근의 네베 샬롬. 높이 7~8m의 장벽이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거주지역을 가르는 이곳에서 유명 록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리드싱어이자 베이스 기타리스트였던 로저 워터스(63)가 평화를 기원하는 콘서트를 열었다.
‘이스라엘 사상 최악의 교통대란’을 일으키며 몰려든 5만여 명의 팬들 앞에서 노(老) 가수는 그의 1979년 히트곡 ‘장벽의 또 다른 벽들’을 불렀다. 팬들도 박수를 치며 이 노래를 따라불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를 가로지르는 장벽을 해체하자고 주장하는 평화운동가들에게 이 곡은 일종의 ‘운동가요’나 다름없다.
워터스는 히트곡들을 부르는 중간 중간에 평화의 메시지를 국제 사회와 이스라엘 정부에 던졌다. “우리가 이 장벽을 허물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존재가치를 상실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장벽 건설은) 미친 짓”이라며 즉각적인 철거를 촉구하기도 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워터스는 평화운동가들과 함께 장벽을 방문했다. 장벽을 가득 메운 낙서들 사이에 그는 ‘장벽을 무너뜨려라(Tear down the wall)’라는 글씨를 스프레이로 썼다. 자신의 이름 약자도 그 밑에 달았다.
그의 이같은 행보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스라엘 내 언론사 홈페이지마다 네티즌들의 글이 쇄도했다. ‘멍청이’ ‘부랑아’ 등의 욕설, ‘자신의 차량이 폭탄테러를 당해도 이 같은 공연을 하겠느냐’라는 비난도 올라왔다. 그러나 이보다 많은 네티즌들은 워터스의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워터스의 평화공연은 처음이 아니다. 1990년 동.서독이 통일을 발표한 직후 그는 베를린 장벽 앞에서 ‘장벽(The Walls)’이라는 제목의 역사적인 콘서트를 했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리장벽을 둘러보고는 “베를린 장벽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다른 전세계 지도자들도 직접 와서 봐야한다”고 역설했다. 이 분리 장벽은 완성되면 총길이가 900여 ㎞에 달할 예정이다. 현재 공사가 약 30%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