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비 이틀치=전세계 아동 백신비”
입력: 2007년 01월 18일 18:24:18
미국이 이라크에서 쓰는 직접적인 전쟁비용만 하루에 3억달러(2800억원)가 넘는다. 탱크와 헬리콥터를 움직이고, 총과 포탄을 쏘고, 징집된 예비군들 월급을 주는데 드는 돈이다. 미군의 이라크 전쟁비용 이틀분이면 전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홍역, 백일해, 파상풍, 소아마비, 결핵 예방 접종을 해 줄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선 많은 어린이들이 변변한 예방 주사 한번 맞아보지 못한채 이들 병마에 희생되고 있다.
18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에 따르면 이라크 전쟁과 관련된 미국의 전쟁비용 총액은 1조2000억달러(1370조원)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이라크 전비 총액 가운데 7000억달러가 직접 비용이다. 이는 개전 전에 미 국방부가 밝힌 예상전비(500억달러)의 14배에 달한다.
워싱턴의 경제분석가 스콧 월스턴은 직접 전비 말고도 미국민이 감당해야 할 간접 비용도 만만챦다고 주장했다. 우선 전쟁으로 기름값이 크게 올랐다. 2003년 배럴당 30달러였던 유가는 지금은 50달러대로 치솟았다. 인상분 중 배럴당 5달러 정도는 이라크전 영향 탓으로 분석된다. 미국인들은 석유값 인상 때문에 1500억달러를 더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 돈은 결국 러시아, 이란과 같은 산유국들이 챙겼다.
이라크 전쟁으로 1만6000여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이들을 평생 치료하고 재활을 돕는데 쓰는 비용만도 2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이라크전으로 인해 손실되고 있는 미군 전투력을 개전전과 같은 수준으로 다시 끌어 올리는데 100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잭슨 플리 상병은 2004년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크게 터졌다. 교사가 되기를 꿈꾸었던 그는 현재 부상때문에 걷고 말하는 걷는 것을 다시 배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신문은 이라크 전비 1조2000억달러에 플리 상병과 같은 부상자들이 겪는 고통과 3000명이 넘는 전사자의 희생에 대한 경제적 손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 평균으로 따지면 미국인들은 이라크 전쟁을 벌인 댓가로 2000억달러라는 거액의 청구서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 돈이면 전체 미국인에게 의료보호 혜택(1000억달러 소요)을 주고도 절반이나 남는다. 전비의 6분의1 정도만 있으면 미국의 3세 어린이는 반일(半日), 4세 어린이에게는 종일반 취학전 교육(350억달러 소요)을 시킬 수 있다고 신문은 추산했다.
신문은 “미군 증원군이 이라크에 당도하기 전인 지금이 이라크 전쟁에 대해 토론을 해 볼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밝혔다.
〈김용석기자 kimy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