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추모시내 핏줄이 싫도다

내 핏줄이 싫도다
-피지 못하고 사그라든 너희 청춘 앞에서-

                                                                                                  <들국화밭에서>
  
사람들은 네게 묻는다.
어찌하여 네 조끼에 폭탄을 매었냐구.

사람들은 네게 묻는다.
어찌하여 피지 못하고 남의 나라에서 폭사하였냐고.

다같은 청춘이거늘
똑같은 젊음이거늘
다르지 않는 목숨이거늘

조끼는 자신을 그리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못다핀 병사는 더 안정된 취직자리를 갖기 위해서라고.

좁디 좁은 지구촌에서
너희는 왜 서로 원수가 되어야 하는가.

병사는 자신이 침략자임을 모르고
조끼는 자신이 테러분자라 불릴지라도.

제국의 이윤에 놀아나는 병사는
다 피지도 못한 청춘이 되어
스러져 갔다.

제국에 맞서 삶터를 지키고자한 이름없는 조끼는
조상과 후손의 터전을 지키고자 애국자가 되었다.

이것이 현실이라면
이것이 선택이라면
이것이 필연이라면

우리의 분노는 너희가 아니다.
우리의 분노는 청춘이 아니다.
우리의 분노는 군복이다.
우리의 분노는 바로 낙인이다.

너희 목숨이 어느것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이라면..
청춘이라면..

평화를 위해 손을 잡자.
생명을 위해 총열을 묶자.

제국의 침략에 맞서 폭풍의 물결을
준비하자!

제국의 야욕에 맞서 평화의 꽃을
나누어 심자!

세계시민들이여!
두손을 모아
못다핀 청춘들을 위해
기도하나니..

짧은 슬픔으로 달래지 말라!
짧은 아픔을 드러내지 말라!

제국의 무덤을 준비하자!  
제국의 수의를 준비하자!!
제국의 석관을 준비하자!!!

내 핏줄이 밉도다!
침략의 핏줄이 밉도다!
세계 정복의 핏줄이 밉도다!
제국의 불타는 이윤 탐욕이 밉도다!

※이 시는 아프가니스탄 자살폭탄공격으로 숨진 故윤장호 병장과 자살공격을 한 이름없는 아프가니스탄 저항자 두 청춘의 명복을 빌면서 지은 추모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