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 6년 만에 총파업 “돈벌이 진료 없애라” 오전 5시부터 파업 돌입, 기자회견 열어 “공공의료성 강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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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 노조는 23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10시께 총파업 기자회견을 열고있는 노조원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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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23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아래 서울대병원 노조)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대병원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의료성 강화와 ‘돈벌이 진료’를 없애기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서울대병원 측과 노조는 적정진료시간 보장, 병원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등을 놓고 이날 오전 2시께 막판 실무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에 따라 총 1400여 명의 조합원 중 응급실 등 필수 업무 유지 부서를 제외한 4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노조원 400여 명은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라 쓰인 옷을 입고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서울대병원 노조의 총파업은 2007년 10월 이후 6년 만이다. 지난 10일부터 5일간 이어진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전체 노조원 중 94%인 1200여 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6월 말부터 단체교섭을 시작해 40차례의 교섭을 진행해왔다”며 “그럼에도 병원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10% 비용절감 등을 직원들에게 요구, 값싼 주사기 등 저질의료재료가 도입돼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 “값싼 주사기 쓰고, 의사가 수술방 돌며 수술”… 병원 “있을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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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을 통해 총파업을 알리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는 서울대병원 노조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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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희 서울대병원 노조 분회장은 “약물이 새는 주사기와 찢어지는 장갑, 박테리아까지 나오는 담요로는 환자의 안전도 노동자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며 “현재 병원은 교수 한 명이 동시에 3~4건의 수술방을 돌며 수술하는 등 위험천만한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병원은 비상 경영이라지만 이는 그저 돈벌이 진료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어 서울대병원이 도입한 ‘의사성과급제’를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김정범 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서울대병원은 대표적 국립병원으로서 타 병원의 모델이 돼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음에도, 국공립병원 중 처음으로 의사성과제를 도입해 사익과 영리를 추구했다”고 지적했다.

지지발언을 위해 나선 이상무 공공운수 노조연맹 위원장 또한 “서울대병원 오병희 병원장은 박 대통령이 했던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약을 지키기는커녕, 이곳 1143명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1년 6개월 단위로 재계약하고 있다”며 의료질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이에 대해 “올해 68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돼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일부가 주장하는 검사실적 증가 및 저가진료재료 사용 등은 사실과 다른,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이들은 필수 유지 인력을 제외하고 파업에 돌입한 만큼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정희 분회장은 “사측이 노조가 요구하는 단체교섭에 응하고, 요구사항을 받아들인다면 오늘이라도 파업을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13.10.23 11:35l최종 업데이트 13.10.23 11:39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