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은 이영숙씨를 당장 정규직으로 원직 복직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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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제를 다룬 인기드라마 ‘송곳’이 종영되었지만 아직 많은 송곳들이 아직 차가운 길바닥 위에서 싸우고 있다. 신풍제약 파견 노동자 이영숙씨는 지난 8월 25일 해고되었다. 이씨는 올해 2월 23일부터 신풍제약 안산공장 의약품 생산공정에 파견 고용되었다. 공장안에서 이씨가 맡은 업무는 주사제 앰플의 불량을 걸러내고 수액을 포장하는 일이었다. 물론 이씨에게는 130만원 가량의 쥐꼬리만한 월급이 주어졌을 뿐이다. 그러나 신풍제약은 고용노동청에서 파견근로자 문제를 집중 점검하자 8월 25일 이씨를 해고해 버렸다.

 

현행법상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정은 출산, 질병, 부상 등의 불가피한 결원을 제외하고는 명백히 파견이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신풍제약은 이씨를 정규 채용하는 비용이 아까워 이런 불법 파견을 일삼아 온 것이다. 해고 이후 이씨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비정규 고용의 실태를 폭로하고, 신풍제약 본사와 고용노동부 안산지청 등을 오가며 4개월여간 복직 투쟁을 벌여 왔다. 신풍제약은 여론에 밀려 이씨의 고용 방침을 내놓았지만, 이씨가 대졸자이므로 안산공장은 안되고 300km 떨어진 진주영업소로 가야 한다는 황당한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다.

 

신풍제약에게는 불법 파견 자체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겠지만, 경영이념인 ‘인류의 건강을 위하여’ 제약회사로서 가져야 할 윤리적인 책임도 물어야 한다. 의약품은 사람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의약품 생산공정은 원료 입고에서부터 생산, 검수, 포장 등의 모든 과정이 까다롭게 통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신풍제약이 이런 중요한 공정을 정규직이 아닌 파견직 노동자로 계속 대체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신풍제약은 자신들을 믿고 의약품을 복용할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제약회사의 기본적인 소양조차 없어 보인다.

 

황당하게도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신풍제약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올해 재인증하고 약가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한다. 이씨의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야 할 고용노동부 이기권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 당시 이영숙씨에게 악수를 청하며 불법파견 문제의 시정과 이씨의 고용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5년이 다 지나간 현재 고용노동부는 신풍제약에 대한 과태료 처분만 했을 뿐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대표를 벌건 대낮에 잡아가두는 박근혜 정부에게 우리가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차가운 파견직의 바닥을 뚫고 버텨준 송곳을 외롭게 두어선 안 된다. 이제 보건의료인들이 이영숙씨의 곁에서 힘을 보태주려 한다. 우리는 이영숙씨의 불법 파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그동안 신풍제약이 저질러온 갖가지 나쁜 짓들을 보건의료계에 널리 알리고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다. 신풍제약이 그 동안의 과오를 조금이나마 씻는 길은 단 한가지이다. 신풍제약은 이영숙씨를 당장 정규직으로 원직 복직시켜라!

 

 

2015. 12. 28.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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