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영리병원 허가취소 청문 돌입에 대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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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오늘(3월4일) 녹지국제병원(이하 녹지병원)에 대한 허가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원희룡 지사의 허가 강행 후 전국으로 확대된 영리병원 반대 운동의 결과다.

 

첫째, 청문회는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제주도정은 청문을 할 주체가 아니라 청문을 받아야 할 당사자 중 하나다. 허가 강행 후 소송까지 당한 원희룡 도지사는 여러 가지 책임 회피성 입장을 표명했으나 이 모든 문제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영리병원을 허가한 원희룡 지사에게 있다. 녹지와의 소송과 상관없이 원희룡 도지사는 녹지병원의 사업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 직권 취소 하나만이 원희룡 도지사가 이번 영리병원 사태에 대해 최소한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지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절차법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청문회의 내용이 모두 공개되어야 한다. 각종 의혹과 비리와 가압류 등으로 얼룩져 있는 이번 제주도 내 녹지병원 개원에 대한 청문의 권리는 오로지 제주도민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둘째, 문재인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오늘 제주도정의 보도자료에도 언급된 것처럼 문재인 정부도 영리병원 허가과정에 책임이 있다. 정부는 말로만 영리병원을 반대한다고 주장했을 뿐, 이번 청문회 돌입까지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개입도 하지 않았다. 방관자를 넘어 영리병원 개설에 사실상 협조했다. 복지부는 사업계획서 전부를 검토도 하지 않고 조건부 허용이 문제 없다는 유권해석을 해주어 녹지병원 측에 면죄부를 줬고,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JDC는 사업시행자로서 헬스케어타운 사업 파트너 노릇을 공공연히 했다. JDC는 심지어 영리병원 찬반을 위한 제주 공론조사에서 찬성 측 패널로 나선 영리병원 핵심 추진세력이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이 문제에 책임을 지고 녹지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인수하는 정치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회와 제주도의회는 이번 녹지병원의 허가 전 과정에 대한 제대로 된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 국내 의료기관과 연결된 기업들이 의료진 채용과 환자 유치 등을 담당하며 우회 진출했다는 의혹, 녹지병원 인수요청을 묵살했다는 의혹, 가압류 상태에서 개설을 허가했다는 문제 등 모든 의혹과 비리에 대해 빠짐 없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경제자유구역과 제주특별자치도법에서 영리병원 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규제로 더 이상 영리병원 도입이 시도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번 제주 영리병원 사태는 의료를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이 정부의 정책기조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오로지 돈벌이만 관심 있는 영리 의료는 의료공공성 파괴는 물론 온갖 부패로 얼룩져 있으며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을 일으킨다는 것을 전 국민이 확인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삼아 의료를 경제성장의 도구로 삼아 혁신성장을 이루겠다는 의료민영화와 규제완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끝)

 

 

2019년 3월 4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