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업화 안전장치 1인1개소법, 처벌조항 강화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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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개소법 위반 의료기관의 요양급여 반환청구소송 보험공단 패소 우려

- 법리에 치우친 대법원 판결에 유감

 

 

지난 5월 30일, 대법원은 의료법 제33조 8항, 이른바 ‘1인1개소법’을 위반한 의료기관에 대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에 관련한 3건의 최종심 판결에서 모두 ‘위반 의료기관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및 지급정지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의료법을 어겨 개설한 병원이지만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스런 판결이다. 이로써 의료기관의 극단적 상업화를 규제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하던 1인1개소법이 가벼운 벌금처벌 외에는 뚜렷한 처벌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법적 실효성이 크게 위축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는 그동안 의료계와 시민사회가 비판해온 의료기관들의 극단적 영리추구와 상업화에 대한 법률적 규제망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사법부의 판결은 의료법과 건강보험법의 법리적 판단에 국한된 것으로, 이것이 의료상업화의 확대를 용인하는 걸로 확대 해석되는 일은 없어야한다. 의료법 위반 처벌조항의 미비함을 보완해왔던 건강보험법 적용에 대한 법리적 해석일 뿐이다. 다시 말해 의료인의 영리추구 경향을 공간적으로 제약하는 1인1개소법의 의미가 실질적인 규제기능을 발휘해야할 만큼 사회적으로 위해가 크고 의료법의 목적을 훼손한다면 그만한 처벌조항을 의료법 내에서 구현하거나 건강보험법의 개정필요가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한 반작용은 우려스럽다. 1개소법 위반이라 하더라도 가장 큰 징벌적 처분이 요양급여환수 처치였단 점에서, 사무장 병원 및 문어발경영식의 1개소법 위반자들이 향후 더욱 공격적이고 반의료적 행태를 하려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수년간 끌어온 법적 공방이었음에도 이러한 허점을 보완할 개정입법 등 대처에 안이했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의료법 위반에 대한 강력한 처벌규정이 필요하다. 요양급여 환수 외에 의료법 위반에 대한 적극적 처벌규정이 없는 부분이 우선 보완되어야 한다. 2018년 충청도에서 1인1개소법 위반으로 이중개설의 책임을 물은 의료인 등에 대한 판결은 최대 벌금 1천만원이었다. 사무장 병원에 대해서는 적발 시 개설허가 취소도 논의되는 만큼, 네트워크 병원에 대해서도 비슷한 해악에 걸맞게 개설취소 등 강력하고 현실적인 처벌규정 보완이 필요하다.

 

의료법의 목적이 현실적으로 구현되기 위해 우리사회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의료행위가 극단적 영리행위에 의해 지배받지 않도록 법적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 20년 신자유주의와 규제완화, 민영화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의료만큼은 그 규제의 이유와 공적 기능을 유지할 필요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부분이 바로 ‘영리병원 반대’, ‘의료민영화·의료영리화 반대’ 여론이다. 이와 함께 극단적 영리행위로 국민건강을 위협했던 사무장 병원과 불법네트워크병원 문제에 최소한의 법률적 규제로서 1인1개소법이 개정·보완되어 왔던 것이다. 향후 더욱 실질적 규제를 위한 대안적 개정·보완입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2019. 6. 4.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