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은 비쟁점 법안이 아니다. 국회는 개보법 개악 논의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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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월 27일) 오전 10시에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이미 법안심사소위에서 합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한다. 여야 원내대표는 11월 29일에 전체회의를 열어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하며, 소위 ‘데이터 3법’도 이에 포함되어 있다. 비쟁점 법안이라니! 법안이 발의된 이후 시민사회는 이를 개인정보를 상품화하는 개악안으로 끊임없이 비판해왔다. 당신들에게는 비쟁점 법안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국민의 정보인권을 침해할 악법이다.

 

데이터가 아니라 개인정보다

정부 여당은 데이터 3법이라고 부른다. 혹자는 4차 산업의 원유라고 말한다. 당신들에게는 단지 이윤 창출의 원료일 뿐인 ‘데이터’일지 모르지만, 실제 그것은 자칫하면 누군가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하거나 차별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개인정보’다. 단지 경제적, 산업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개인정보가 마치 생산 원료, 혹은 공유 자산인 것처럼 활용되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오용한다면 4차 산업의 원유가 아니라 4차 산업이 유발한 공해이거나 흉기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당신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상품화되어도 좋은가

지난 주 미디어오늘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으로 개인정보 3법 관련 상임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국회의원 자신들은 자기의 개인정보가 동의없이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것에 동의하는지, 개인정보 3법이 개인정보의 동의없는 판매와 공유를 허용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 국민 대다수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동의없이 판매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3법의 통과에 찬성하는지 물었다. 단지 지도부의 지시에 따르는게 아니라, 국회의원 스스로 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소신을 바탕으로 처리하려고 하는지 묻고자 했다. 그러나 거의 대다수의 국회의원이 이러한 국민들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소신없이 처리하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인가.

 

문재인 정부, 진정 사람이 먼저인가.

이번 주에도 기업은 국회에 소위 데이터 3법이라고 부르는 개인정보 3법의 통과를 요구하고 국회는 기업의 얘기를 듣겠다는 포럼이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시민들의 개인정보와 다른 인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묻고, 시민사회의 의견을 진지하게 청취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미약하다. 문재인 정부에게,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에게 아직도 사람이 먼저인지 묻고 싶다. 연일 개인정보 3법 통과를 강조하는 이인영 원내대표는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국회에 다시 한번 호소한다. 이렇게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개인정보 3법을 강행한다면, 국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계속 경고했듯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신뢰없는 4차 산업혁명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최소한 다양한 의견들이 토론되고 합의점을 찾아나갈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성급한 개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19년 11월 27일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