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생명 위협하는 호르무즈 파병 결정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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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강감찬함. 연합뉴스

 

정부가 어제(21일) 우려했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공식화했다. 정부는 미국 주도 호위연합체에 참여하지 않는 독자 파병이라고 주장하지만 비판을 의식한 눈속임일 뿐이다. ‘필요한 경우 호위연합과 협력할 예정’이며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호위연합 본부에 파견한다’는 발표에서 보듯 결코 독자 작전이 아니다. 미군의 대 이란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것이다.

 

최근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중동의 화약고 호르무즈에 파병하면서 정부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한 것은 몰염치하다. 파병은 당장 청해부대 군인과 중동 거주 한국인을 위험하게 만들 행위다. 지난 9일 주한 이란 대사는 국내언론을 통해 “다른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활동을 하게 된다면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한 바도 있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 후 김선일씨의 “나는 죽고 싶지 않다”는 외침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현재 이라크에 1600여명, 이란엔 290여명의 한국인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 중동지역에 파병된 동명부대와 아크부대도 더욱 문제가 커질 것이다. 게다가 호르무즈는 이란이 중국,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을 불과 한 달 전 진행했던 지역이다. 즉 미중 간 갈등이 첨예하게 맞붙는 곳으로, 이런 지역에 미군 측 일원으로 군사작전에 나서는 것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도 위협할 것이다.

 

무엇보다 파병은 중동 민중의 생명과 평화를 짓밟을 행위다. 중동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일으킨 전쟁과 제재 때문에 그간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지역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도 2018년 미국이 이란과 맺은 핵협정을 일방 탈퇴하고 이란을 제재하고 위협하면서 벌어졌다. 군사적 긴장을 높였을 뿐 아니라 미국이 의약품, 의료장비, 식품 같은 인도적 물품을 수입하는 이란 은행을 제재하는 잔인한 조치를 취하면서 이란 민중들과 어린이들이 고통 받고 있다. 그리고 한국도 이에 편승해 인도적 물품 공급을 중단하고 있다. 정부가 의약품 등의 교역을 재개하기는커녕, 중동 패권 유지를 위해 끔찍한 살육을 벌여온 미국과 공조해 군사적 적대 행위에 가담하는 것은 결코 안 될 일이다.

 

우리는 평화와 생명의 이름으로 군사적 긴장과 전쟁 가능성을 높이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정부가 수많은 배신을 넘어 이제 미국의 전쟁 동맹에 가담한다면 이는 평화와 민주주의와 생명을 저버리는 행위이며, 결코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이라크 파병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이 완전히 등을 돌렸던 역사를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정부가 파병 결정을 철회할 때까지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2020.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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