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회의에 대한 보건의료·건강권 운동 선언]
기후위기는 건강의 위기
- 이윤보다 생명!
- 기후정의가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치료제!
우리는 감염병과 극심한 사회불평등 그리고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처해 있는 이 위기들은 단순히 교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원인에서 비롯하고 있습니다. 바로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세계 경제사회 시스템입니다. 거대 기업들과 이들의 이윤을 뒷받침해주는 법과 제도들이 사람의 건강과 자연을 착취해 지금의 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가 처한 위기의 규모와 그 시급성으로 볼 때 지금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이 위기를 멈출 가능성은 점점 작아질 것입니다.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수많은 기록들이 갈아치워지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후재난들은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의 삶을 앗아가고 있으며 상시적 재난 속에 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은 매해 수백 만 명을 조기사망에 이르게 하고 있습니다. 폭염과 홍수와 같은 재난으로 온열질환과 수인성 질환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 수확량 감소는 곡물가격 상승으로 기아와 식량위기의 원인이 되고 있고, 해수면 상승은 가난한 이들을 더 비참하게 만들며 수십 만명의 어린아이들을 기후난민이 되게 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모기와 같은 매개체로 인한 질병 가능성을 점점 높이고 조류독감,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 발생 주기를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건강위기입니다.
한국정부를 포함 세계 각국 정상이 모이는 COP26 회의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결정적으로 감축한다는 결의를 모아야 하는 중대한 자리입니다. 기후변화가 인류가 처한 가장 큰 위기임이 선포된 지난 26년간 동안 각국 정부들은 공허한 말잔치만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말잔치로 때울 시간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COP26에 모인 각국 대표들에게 실질적이고 강제력 있는 감축계획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의 건강과 정의로운 경제사회 체제 전환을 기후대응의 중심에 놓을 것을 요구합니다.
지금의 생태 사회 위기는 정의롭지 않은 경제사회 체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감염병과 기후위기를 다시 시장과 기술만능주의로 해결하려는 대책들은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위험한 핵발전이나 개발되지도 않은 탄소포집 같은 기술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위기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유일한 대안은 이윤 우선주의에 기초한 부정의한 경제사회체계를 보다 평등하고 민주적이고 건강한 사회 체제로 완전히 재편하는 것입니다. 모든 이들의 삶을 향상시키고 생명을 지키는 것을 우선에 놓는 공공적 사회정책들만이 시간을 다투는 기후위기와 건강위기를 해결하는 지속가능한 수단입니다. 이러한 전환의 책임과 비용은 그동안 위기를 만들어 이윤과 권력을 얻은 거대 기업과 부유한 국가들에 지워져야 합니다.
우리는 의료체계의 정의로운 전환도 요구합니다. 보건의료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윤 중심으로 운영되는 의료체계는 불필요한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입니다. 우리는 과잉의료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자원의 낭비를 가져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백신불평등과 같은 의약품생산체계의 독점을 보장하는 지적재산권이 기후위기의 주범임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낭비적이고 영리적인 의료시스템을 예방적이고 공공적인 시스템으로 바꿔내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의료가 사람들 돌보고, 사회를 보호하고, 생태를 복원하는 일에 기여할 것입니다.
한국정부에게 요구합니다. 정부는 턱없이 부족한 2030년 탄소감축 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국에 갔습니다. 더 이상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주범이 되어선 안 됩니다. 정부가 손에 쥔 시나리오는 아이들을 그리고 미래의 생명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아이들의 삶과 목숨보다 더 가치 있게 지켜야 할 이윤은 없습니다. 저기 저렇게 오래 서 있는 나무와 꽃들보다 더 지속가능하게 인류를 지켜줄 보호막은 없습니다. 더는 사람을 살리는 일에 실패하는 정부가 되지 마십시오.
건강권·보건의료운동은 선언합니다. 우리가 처한 이 위기는 낡고 오래된 위기입니다. 이 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우리의 싸움은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모든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지킬 권한과 의무가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맞서 외쳐질 우리의 구호는 여전히 ‘이윤보다 생명’입니다. 함께 어깨를 걸고 싸워나갑시다.
2021년 11월 6일
[보건의료·건강권 운동 선언자 · 선언단체 명단]
<간호사> 56명
강경화, 권오숙, 권지은, 김경오, 김도영, 김민정, 김민정, 김수련, 김은지, 김주희, 박고은, 박나래, 박민숙, 박신애, 박정언, 박진옥, 박희옥, 박희정, 배현지, 변혜련, 선우상, 손미영, 신동훈, 신송미, 신유미, 안세영, 양수진, 연대함, 우지영, 유연화, 유주희, 유혜지, 이나연, 이민화, 이서온, 이소미, 이안나, 이연주, 이윤호, 이정민, 이정연, 이주희, 이지영, 이향춘, 이희진, 장수진, 장하니, 정도건, 정상은, 최선임, 최은영, 최정화, 한예은, 현정희, 황은영, 황지수
<약사> 98명
강경연, 강봉주, 강아라, 고동환, 공영미, 권연미, 김경숙, 김대정, 김동균, 김미영, 김민교, 김민한, 김상현, 김선영, 김유경, 김진영, 김태기, 김현주, 김희선, 류정태, 문정숙, 문종훈, 박기호, 박미란, 박민철, 박소미, 박소연, 박유나, 박지은, 박혜경, 박혜경, 배상수, 배정란, 백광남, 백용욱, 서완석, 서은솔, 석동현, 선용득, 소정환, 손정석, 손진화, 손호현, 송미옥, 신형근, 양정희, 양진환, 엄귀현, 오승우, 오유미, 오정아, 오한석, 우경아, 원남숙, 유경숙, 유대형, 유용훈, 유우리, 유혜련, 윤미현, 윤성훈, 윤영철, 이경훈, 이권의, 이규화, 이동근, 이미진, 이수정, 이영주, 이현희, 임선영, 임영상, 장은후, 장정인, 전광희, 정경이, 정동만, 정수연, 정승원, 정재진, 조선남, 조수월, 주현옥, 천문호, 최기년, 최승희, 최 연, 최익준, 최진혜, 최화녕, 추경화, 하성주, 하성주, 한송희, 한정훈, 현수미, 황재영, 황해평
<의사> 125명
고경심, 고은산, 공보혜, 권성실, 권혁수, 김건엽, 김건우, 김경아, 김광현, 김규연, 김나연, 김동길, 김동은, 김명희, 김 미, 김미정, 김민수, 김민지1, 김민지2, 김새롬, 김서영, 김선희, 김성수, 김성아, 김성익, 김송하, 김신애, 김재영, 김정득, 김정범, 김정은, 김종명, 김종목, 김준석, 김진국, 김진석, 김진용, 김철주, 김한슬, 김현정, 노태맹, 문정주, 박경남, 박슬기, 박승만, 박일성, 박지선, 박지영, 박지형, 백남순, 백재중, 백한주, 성창기, 소희성, 송관욱, 송지훈, 송현석, 송홍석, 신무철, 신현정, 신효상, 심재식, 양동석, 양영모, 염석호, 예호열, 오수지, 오정원, 오현석, 우석균, 유서희, 유영진, 유청준, 유형섭, 윤정원, 이문희, 이미라, 이미지, 이보라, 이상윤, 이서영, 이세영, 이수경, 이승홍, 이의철, 이재호, 이정화, 이종우, 이주영, 이태훈, 이현석1, 이현석2, 이현의, 임상혁, 임성미, 임승관, 임승연, 임정균, 장창현, 장호종, 전다혜, 전진한, 정신석, 정여진, 정운용, 정재오, 정태성, 정형준, 조규석, 조동신, 조용선, 채윤태, 최규진, 최 빈, 최예훈, 최용준, 최원호, 최은경, 최정필, 최홍조, 추호식, 한규철, 한승관, 홍종원, 황성은
<치과의사> 58명
강동진, 구준회, 김경일, 김권수, 김명섭, 김언희, 김용진, 김유성, 김의동, 김철신, 김형성, 김효정, 류재인, 문경환, 문세기, 박영규, 박영준, 박인순, 박지혜, 박태식, 배강원, 배지영, 신 운, 신이철, 심영주, 양민철, 양정강, 오민제, 옥유호, 윤용식, 이강주, 이선영, 이선장, 이성오, 이수근, 이 영, 이준용, 이흥수, 장용진, 장인호, 전민용, 전성원, 전양호, 정경숙, 정석순, 정성국, 정성훈, 정태술, 정효경, 조기종, 조병준, 조상호, 채민석, 최철용, 하현석, 홍석준, 홍수연
<한의사> 38명
김동수, 김수영, 김용성, 김이종, 김인숙, 김지민, 김지연, 노경호, 문수영, 박 용, 박재만, 박주연, 박진원, 박현경, 서알안, 성주원, 송창동, 신윤우, 신진서, 심희준, 안아영, 안 준, 안중선, 오춘상, 옥소윤, 이경로, 이상재, 이장규, 이재성, 이현주, 이혜나, 정선영, 정예원, 조기열, 조현주, 최전돈, 홍지은, 홍학기
<보건의료노동자> 9명
강희묵, 권기한, 김광일, 김광태, 김지은, 김기준, 박경득, 정재미, 최상덕
<보건의료학생> 41명
강규연, 고은섬, 권용신, 김도윤, 김성록, 김소형, 김언호, 김준성, 김지민, 김지석, 김태현, 김태희, 문진원, 문호진, 박가을, 박규민, 박이나, 박주석, 박진우, 배정현, 석민주, 설효란, 신유나, 신재민, 신채영, 안하은, 오로라, 이민재, 이재현, 이정민, 전세희, 조건희, 조은영, 차희원, 최지수, 편주현, 하정은, 허성은, 황수지, 황아현, 황채민
<보건의료·건강권 연구자> 17명
강수진, 김보연, 김선, 김성이, 김정우, 나백주, 문다슬, 문현아, 박 건, 변혜진, 사오리, 이도연, 이윤덕희, 이주연, 정지윤, 한현진, 허현희
<보건의료·건강권 활동가> 16명
권은혜, 김선주, 방은숙, 배성준, 서종환, 안은선, 유영선, 윤성림, 이경민, 이선진, 이은영, 이인문, 이효직, 조경애, 홍류서연, 홍민경
<기타> 18명
강민정(시민), 김규항(시민), 김성종(직장인), 김영석(노동자), 김윤나영(언론인), 김익현(공무원), 박지연(시민), 손성조(공무원), 신정현(보건의료 노동자를 지지하는 시민), 오경순(보건교사), 오한웅(경제학과 학생), 오현정(심리상담전문가), 유한짐(개인), 이경민(작업치료사), 이채하(교육), 장건(기독교인), 한창열(조리사), 홍수민(환자 보호자)
<단체> 21개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울산지부,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식당분회,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청구성심병원분회,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보건의료학생 매듭, 시민건강연구소, 언니들의병원놀이,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의료소비자연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기자회견 주요 발언 내용]
1. 기자회견 취지 및 인사말
◎ 우석균 (의사)
기후위기는 현실의 건강위기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작년 한해동안 대기오염으로 숨진 사람만 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같은 팬데믹도 이것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팬데믹의 주기도 더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 농축산 기업들의 열대 우림 파괴, 공장식 농장 확대 때문에 인간과 박쥐가 맞닥뜨리게 될 기회가 많아진 것이 팬데믹 창궐의 배경이 되고 있다. 또 인간이 키우는 가축은 밀집·밀접·밀폐된 ‘3밀 상태’에 있고, 이 속에서 바이러스는 최적의 변이와 번식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즉 화석연료 기업과 더불어 거대 농축산기업들이 바로 기후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이다.
기후 재난이 궁극적으로 인류의 멸종을 불러온다고 해서 혜성 충돌처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인류가 모두 한꺼번에 사망하는 것은 아니다. 호주와 유럽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규모가 커진 허리케인,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감염병 증가, 식량 위기 등 여러 재난들이 늘어나고 희생자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재난은 약자들에게 먼저 닥쳐온다. 보건의료인이 기후위기의 심각함을 알리고 또 이를 막기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이유이다.
나아가 우리의 행동은 코로나와 기후위기의 원인을 향해야 한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과학적 인식이 아니라, 자연과 환경을 이윤추구를 위한 대상으로 여기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기후위기를 낳고 코로나를 낳았다. ‘이윤보다 생명’을 외치며 기후정의를 위해 함께 나서자.
2. 건강권·보건의료 운동 선언
◎ 이지영 (간호사)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과 팬데믹은 인류의 노력 여하와 관계 없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탄소감축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당장 적응해 살아남기 위한 사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모두의 생명을 위해 공공의료와 의료인력 확충에 정부가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정부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책정된 공공의료 확충 예산은 겨우 15억원 뿐이라고 알려진다. 한국에서 팬데믹 와중 10%도 안 되는 공공병상이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80% 이상을 감당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이런 현실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간호사 인력 부족은 고질적 문제이다. 정부는 그간 노동환경을 향상시키는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간호사 배출을 늘리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대책만 내 왔다. 그 결과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간호사 한 명당 돌보는 환자수를 정하여 노동강도를 낮추고, 이를 어길 시 처벌받도록 법제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간호인력 인권법이 10만 청원을 달성한 것에서 드러나듯이 시민 모두가 이를 원하고 있다.
정부는 탄소감축을 위한 계획도 매우 부족하고 얄팍한 눈속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행태는 전 세계 모든 생명들까지 함께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인간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 김형성 (치과의사)
기후위기는 가장 약한 사람들의 건강을 갉아먹고,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고, 가장 낮고 위험한 곳에 있는 사람들의 생존을 희생시키면서 시작된다. 기후위기 대응이 즉각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무엇보다 ‘정의’롭게 실천되기 위해서 반드시 그 심각성을 모두가 각성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치과계는 지난 5월부터 #그럼에도불구하고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치과의료인들부터 최선의 스스로의 실천을 통해 기후위기를 자각하고 무엇보다 결정적인 탄소배출의 책임이 있는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을 촉구하는 운동이었다. 이런 노력의 여파로 치과의사협회도 전체 치과의료인이 기후행동 선언과 기후행동 캠페인을 벌여나가기로 하는 등 모두의 건강을 위한 기후정의 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치과계를 넘어 전체 보건의료인들의 건강권을 위한 기후행동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 이동근 (약사)
한국은 전세계 1인당 탄소배출량 6위의 국가이며, 개발도상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2018년까지 탄소 배출을 꾸준히 늘려온 국가이다. 이런 온실가스 때문에 누군가의 삶의 터전은 침수될 것이고, 감염병으로 누군가는 생명을 위협받을 것이다. 우리가 기후위기라고 부르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위기이다.
우리가 소위 산업과 경제발전을 위해서 탄소 감축을 미룬 결과 누군가의 생명은 착취되고 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이지, 국가 간 눈치싸움이어선 안 된다. 한국 정부는 공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알고 대응해야 한다.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보건의료 분야도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 보건의료 측면에서 불필요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제도 마련을 위해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약사들은 기후위기를 막고, 모든 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활동과 연대를 다 해나갈 것이다.
◎ 이상윤 (의사)
모든 사람들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만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가장 큰 해를 입는다. 가난하거나, 충분히 교육받지 못하거나, 권리가 박탈되거나 침해받는 이들이 기후 변화로 더 큰 해를 입는다. 기후 변화와 사회 불평등은 서로 악순환의 효과를 낸다. 기존에 존재하던 사회 불평등에 의해 고통받는 취약계층이 기후 변화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받고 그로 인해 더욱 불평등해진다.
이러한 사실은 기후 위기가 사회 정의의 문제임을 드러낸다. 탄소 의존적인 관행과 정책은 대기 질을 악화시키고, 먹거리 문제를 심화하고, 주거 조건을 악화시킨다. 이러한 건강 결정 요인의 악화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건강을 불균형적으로 파괴한다. 그러므로 기후 변화의 결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 선택과 행동 차원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치·사회적으로 공동의 요구를 내걸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집단적 실천이다. 에너지 생산 체계 전환,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 도로, 대중교통 위주의 도로교통 체계 구축,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로의 전환, 자연 재난과 감염병 등에 대응력을 가지며 기후친화적인 공공의료 및 공중보건 체계의 확립,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경제·정치적 시스템의 전환 등을 내걸고 싸우는 집단적 실천이 필요하다.
◎ 박주석 (한의대 학생)
기후위기는 미래세대의 문제가 아닌 현실의 재난이다. 그런데 주요 당사자인 청년의 목소리는 잘 반영되지 않는다. 청년은 일자리와 소득 부족으로 먹거리 빈곤을 겪고 있다. 빈곤한 청년들에게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 가격의 폭등은 생존의 위협이다.
기후위기는 민주주의와 평등의 문제이다. 청년에게 기후위기를 말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필요하다. 특히 민주적이고 평등한 대학이 필요하다. 대학의 민주적이고 평등한 전환이 요구된다. 그 과정은 기후위기의 당사자인 학생과 노동자들이 대학 내 문제를 직접 결정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에 참여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또 의료계열 학과는 공공의료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공의료의 부재는 의료접근성 부족과 비급여 중심의 과잉진료로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킨다.
대학은 지역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기후위기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들을 전개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일들이 필요하다. △ 전 대학 기후위기 선언 발표. △ 대학의 주요 평가 지표에 기후와 환경에 관한 항목 반영 △ 캠퍼스 탄소 중립 △ 전공과목 내 기후위기와 건강 수업 계획 수립 △ 학생, 노동자 의사결정구조 참여 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