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부는 백신 특허 면제 방관하지 말고, 백신 독점을 반대하는 한시적 면제안에 동참하라.
지난 26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을 우려변이로 분류하였다. 오미크론 변이는 가난과 질병으로 이미 고통 받고 있는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전파속도도 빠르고 무엇보다 돌연변이 구조가 많아 현재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는 백신 불평등이 초래한 사실상 예견된 문제다.
우리는 이미 수차례 백신 접근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들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새로운 변이바이러스 출현 위험에 대해 우려 목소리를 내 왔고, 부와 권력에 상관없이 모든 나라에 공평한 백신 접종을 위한 각 국의 조치들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완전히 무시하였고, 모두를 위한 백신 접종에 대해 사실상 기권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한국정부가 ‘백신은 공공재’라고 말로는 내세우면서도 국제회의에서는 지재권 면제 반대진영에 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동안 가난하고 백신이 없는 나라들에서 코로나가 창궐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야 했다. 브라질, 인도, 중미, 남아프리카 등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했고 또 지금 발생하고 있는 나라들은 이미 영양결핍과 질병, 그리고 열악한 보건의료에 놓여 있는 나라들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남아프리카는 세계 불평등의 거울이며, 이윤을 위해 가장 많은 자원이 약탈된 곳이다. 이런 약탈들이 초래한 분쟁과 기근으로 이미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 불평등은 재앙의 진원지가 되도록 만드는데 충분한 조건이었다.
이 와중에도 백신 독점 이윤을 한 치의 양보 없이 가져가느라 새로운 변이 발생을 초래한 거대 제약기업들은 새로운 백신 개발을 자신하며 고용량의 백신, 더 잦은 부스터 샷 등으로 벌써 이윤의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백신구매를 선점했던 고소득 국가들은 아프리카 지역을 전면 고립시키는 잔인한 전략으로 가난한 나라의 국제 연대와 협력 요청을 저버리고 있다.
세계가 이윤보다 생명이라는 우선 가치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 출현은 처음도 아니지만 결코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지금처럼 백신 불평등이 지속되면 또 다른 변이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공평한 백신 접종을 위한 노력을 지금 당장 취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백신 특허 면제안 논의를 방관하지 말고 백신 독점을 막는 일시 면제안에 적극 찬성하라! 또한 생색내기용 백신 기부가 아니라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국회에서 지난 4월과 5월에 백신 특허 일시 면제 촉구 결의안이 발의되었지만 진척이 없었다. 국회는 촉구 결의안을 하루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그리고 국내에 비축하고 있는 백신을 저소득 국가들에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요구하라! 국제적 백신 불평등 해소는 가난한 사람들을 구하는 일인 것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유일하고도 시급한 방법임을 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