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어린이에게 의약품을 전달라기 위한 의료진이 1차로 요르단 암만으로 출국하였습니다. 김해룡(인의협 공동대표), 정성훈(건치 사무국장) 두 분이 지금 이라크평화지원연대와 함께 요르단으로 출국한 상태입니다. 이후 자세한 소식은 전달이 되는데로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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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크 어린이에게 필요한 것은 ‘군대’ 가 아니라 ‘의약품’입니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일으킨 전쟁 및 분쟁은 200여 개가 넘는다. 1990년 이후 10년 동안 미국이 관련되어 있는 전쟁에서 2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죽었고, 500만 명의 어린이가 불구가 되었고, 1200만 명의 어린이가 집을 잃었고, 1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고아가 되었다.
유니세프의 보고에 의하면 이라크에서는 91년 걸프전 이후 매달 5-6000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91년 이후 지속된 경제봉쇄로 이라크인 150만 명이 기아와 질병으로 사망했고, 이중 60만 명은 어린이였다.
걸프전 이후의 이라크에서는 어머니들의 빈혈과 영양부족으로 전체의 1/4의 신생아가 2.5Kg 미만의 저체중으로 태어났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병이 걸려도 의약품을 구할 수 없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죽어갔다. 필수의약품에 속하는 20%의 의약품이 또 하나의 전쟁인 경제봉쇄에 해당하는 목록에 속하기 때문이다.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물 공급이 끊겨 간염과 결핵, 장티푸스의 발병이 걸프전 이후 두배로 증가한 상황에 처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만, 학교에는 책상이 없고 교과서가 없고 선생님이 없다. 1학년으로 입학한 아이들 중 5학년이 되기 전까지 30%가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이라크 아이들 중 62%가 성인이 되기까지 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은, 전쟁이 아이들에게 남기는 상처가 씻을 수 없는 것임을 증명한다.
이러한 이라크…
이란-이라크 전쟁, 91년 걸프전, 그후 10년간의 경제 봉쇄로 고통받을 수 있는 만큼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 민중들에게 미국은 석유와 패권이라는 이름으로 한 달이 되도록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퍼붓고 있다. 미국의 퍼부어 대고 있는 집속탄은 수천발의 작은 폭탄으로 나뉘어 반경 300m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죽이고 있다. 그 ‘살아 있는 것들’ 중에 이라크 어린이들이 있다.
미국과 영국이 집속탄을 사용한 곳에서는 1시간당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대량학살무기로도 모자라 집속탄 중 일부분은 터지지 않은 채 이라크 땅에 지뢰로 남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팔다리를 자르고 목숨을 앗아간다. 터지지 않은 채 이라크 땅에 놓여져 있을 미국이 퍼부은 집속탄은 수십년 동안 이라크 어린이들을 장애인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미영군은 이번 전쟁에서 또다시 방사능오염물질을 발생하는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였다. 국제반핵의사회는 열화우라늄탄이 백혈병과 다른 암, 신경질환, 기형아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된 바 있다. 또한 열화우라늄탄은 폭발과정에서 20%의 방사능물질이 발생하여 군인이나 민간인의 인간DNA 변형을 초래하지만 이후로도 수십년동안 토양에 남아 암과 백혈병과 기형아 발생의 원인이 된다. 심지어 91년 걸프전의 경우 참전한 미군들조차 기형아 출생률이 남성은 2배, 여성은 3배로 증가했다는 것이 미 재향군인회의 보고이다. 하물며 오염된 땅위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라크 민중들과 그 누구보다도 환경적 영향에 약한 이라크 어린이들의 건강이 어떻게 파괴되어 갈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현재 이라크 어린이들은 어린이용 주사바늘과 수액제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있으며, 마취제가 없어 마취없이 상처를 수술을 해야하는 아비규환의 현장 속에 놓여져 있다. 팔과 다리가 잘린 아이들의 고통에 겨운 울음소리가 이라크 전 병원을 울리고 있으며 의료진은 어느 환자를 먼저 치료해야 하느냐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절박함에 처해 있다. 미국의 석유와 패권을 위한 전쟁, 이로 인해 무엇을 어찌 해 볼 도리도 없는 어린아이들이 빗발치는 폭탄 속에 놓여져 있다. 우리는 안다.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폭탄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폭탄은 이미 너무나 충분했다. 지금 이라크 어린이에게 필요한 것은 교과서와 연필, 그리고 우유와 의약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의 전쟁을 즉각 중단시키는 것이 이라크 어린이들을 살리는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지난 2월 반전운동의 한 부분으로 “이라크 어린이에게 폭탄이 아니라 의약품을’ 이라는 캠페인을 벌여 왔다. 지난 4월 12일 의료진 2인이 이라크 평화지원연대와 함께 요르단 암만으로 출국을 하였고, 이미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의약품을 보내는 운동에 동참한 전 국민의 성금은 1억 5천을 넘었다. 이러한 국민들의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직접행동을 외면한 채 ‘참여정부’를 약속한 노무현 정부는 국민의 기대를 절망으로 맞바꾸며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지원을 약속하였다.
처음부터 비열하고 추악한 전쟁이었던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바그다드 함락의 승전보를 알리고 있으나 아직 이라크는 미국의 것이 아니다. 아니 미국의 것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전세계 양심과 인류애는 이라크 민중의 고통에 동참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라크의 민주화와 이라크의 재건은 이라크 민중 스스로의 힘으로 건설되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의 미래는 이라크인의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호소한다. 이라크 어린이들의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함께 하자. 미국과 각국의 이윤을 위한 전쟁복구의 지원이 아닌, 전 세계 민중들의 힘으로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잔혹하고 명분없는 침략을 즉각 중단시키고 이라크 민중 스스로의 힘으로 이라크가 평화를 되찾을 때까지 그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고통 어린 호소에 함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