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2동 철거민 농성장 진료를 다녀왔습니다. 건약 회원 2명(약사),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 1명(간호사), 인의협 회원 2명(의사), 청년한의사회 회원 2명(한의사) 등이 함께 진료에 참여하였습니다.
사흘 전부터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어진 상도2동 철거 지역은 한살, 두살, 세살 배기 어린아이들이 언 몸을 차고 어두운 바닥에 기대어 잠을 이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아기 분유와 기저기, 여성용 생리대 마저 없어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진료단들은 전기와 수도 공급이 안 된 상태에서 진료를 하기 위해 진료단은 어둡고 찬 바닥에 주민들은 눕히고 진료를 해야 했으며, 몇 개의 촛불을 의지에 투약을 하고, 침을 놓고, 치료를 해야 했습니다.
20여분 가까이 되시는 분들을 진료했는데 대부분 상기도감염 증세와 근골격계질환 증세를 호소하셔서 그에 대한 진료를 수행했습니다. 한 살에서 세 살 남짓되는 3남매는 감기에 걸려 있었지만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해, 앞으로 어떤 병으로 진행이 될지 알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고혈압 환자, 부정맥 환자, 기관지천식 환자가 있었는데 기존에 먹던 약이 거의 다 떨어져 가서 걱정이었습니다. 고혈압 환자에 대해서는 일단 저희가 가져간 약을 드렸지만, 부정맥 환자 및 기관지 천식 환자분에게는 적절한 약을 처방하기 힘들었습니다. 부정맥 환자분은 쿠마딘을 드시고 계셨는데 약이 떨어지기 전에 빨리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듯 싶었습니다. 기관지천식 환자분도 그 정도가 심한 편이었는데 이 분은 고혈압까지고 있으시고 폐성심으로 의심되는 CHF 소견도 보여 빨리 그곳에서 나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하의 추위속에서 주거지 확보를 위해 비인간적인 대우를 견디며, 분유와 아기 기저귀를 호소하면서 싸우고 있는 상도2동 철거민들에 대한 연대와 지지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