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관련 진실은 모두 규명되어야 하고, 정부의 허구에 찬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는 해체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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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 하던 일들이 사실로 밝혀졌다. 황우석교수의 2005년 논문이 사이언스에서 철회되었고 줄기세포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는 전국민과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거대한 사기극 앞에서 온 국민과 함께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 우리는 현 사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첫째 모든 진실이 남김없이 규명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제기되어온 의혹은 단지 2005년 연구의 진위문제만이 아니었다. 연구원의 난자 제공이 강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의혹, 난자매매과정에서의 의료윤리 위배 의혹이 규명되지 않았다. 한양대와 서울대 수의대 기관윤리위 역할에 대한 의혹도 여전히 남아있다. 황우석씨 연구의 연구비나 특허와 관련된 문제도 해명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이러한 연구과정과 그 이후의 연구결과가 부풀려지는 과정에서 감시감독 역할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가 명확해져야 한다. 황교수 연구를 둘러싼 모든 의혹들은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규명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정부가 현 사태와 관련이 있는 인사를 배제하고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공정한 조사기구를 가능한 한 빠른시일 내에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행여 현 사태를 수습하려는 미봉책이 시도된다면 이는 현 사태를 진정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아니다.

  둘째 이번 사태는 단지 황우석씨의 과학연구 스캔들이 아니다. 황우석씨는 범정부차원의 지원을 받는 과학자였고 황우석씨의 이러한 명성을 바탕으로 한국의 BT 산업정책 및 의료산업화 정책이 추진되었다. 수 백 억원의 정부연구비가 지원되고 환상에 기반한 ‘의료산업화’가 미래의 희망으로 선전되었다. 있지도 않은 맞춤형줄기세포와 이에 대한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을 기반으로 세계줄기세포허브가 추진되었고 수 만 명의 환자들이 이 허브은행에 등록하였다. 이 책임이 단지 과학자 황우석에게 있는가? 이것의 책임은 황우석 환상을 부추겨 자신들의 정책에 이용한 현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져야한다. ‘황금박쥐’모임이라고 자칭하며 황우석 연구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청와대 김병준 정책실장,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이 그들이고 진실규명 요구앞에서 진실규명은 필요없다던 오명 과기부장관과 오직 황우석을 지원하는 것으로 BT 지원정책을 대신한 산자부 장관, 의료산업화정책, 영리병원도입 등을 추진한 재경부장관들이 그들이다.

  셋째 이번 황우석 사태가 거대한 사기극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른바 ‘황우석 사단’이 중심이 된 의료산업선진화 위원회는 즉시 해체되어야 한다. 박기영보좌관이 간사이고 노성일, 황우석씨, 크리스탈 지노믹스 조중명사장, 세포줄기허브를 유치한 서울대병원 성상철 위원장, 그 외 생명공학계 인사들로 이루어진 황우석사단이 이 위원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또한 오명과기부장관을 비롯해 산자부, 복지부장관 들이 이 위원회 위원이다. 이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의 근거자체가 황우석씨를 중심으로 한 BT를 기반으로 의료산업과 영리병원을 발전시키겠다던 것이었다. 이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는 즉시 해체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사회의 진실규명노력과 민주주의가 정부와 수구언론이 근거없이 부추기는 애국주의와 국익론에 의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가를 명확히 보았다. 정부가 진실규명을 하기는커녕 노무현 대통령을 위시한 장관들이 나서 진실규명을 막고, 책임을 져야할 청와대 보좌관이 책임을 회피한 채 진실을 호도하였다. 수구언론들은 진실규명은커녕 진실규명을 하려던 PD수첩을 매장하는데 몰두하였다. 기업들은 네티즌의 반대를 핑계로 광고철회를 통해 비판적 언론을 통제하려 하였다.
  우리는 현 사태의 해결이 단지 황우석씨와 그 연구진들에게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희생양만들기나 또한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이 단지 ‘한국사회의 미성숙’이니 ‘우리 모두가 반성해할 일’이라는 식의 물타기식 반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판단한다. 진실은 모두 규명되어야 하고 책임질 정부인사들의 책임은 반드시 물어져야 한다.

2005.12.15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