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은 이라크 추가파병을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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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은 이라크 추가 파병을 철회하라!

이라크 추가 파병은 옳지 않다.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미국의 침공명분은 반년이 지나도록 대량살상무기나 테러 지원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임이 증명되었다. 반면 이미 지난 10여년간의 경제봉쇄 기간 동안 매달 5000명의 어린이가 사망하는 참화를 겪은 이라크민중은 이번 전쟁 이후 사회 기간 시설의 파괴, 실업, 그리고 식량과 식수 및 의약품의 부족으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을 잃고 건강과 생명이 심각하고도 광범위하게 위협당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의 통제력과 석유확보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며 이라크의 자주적 정부 수립과 이라크인들의 삶과 복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이라크전쟁은 명분없는 침략전쟁이었으며 그렇기에 미국에 대한 이라크인의 분노는 점차 격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전쟁에 파병을 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비록 비전투병 파병이라 할지라도 침략적전쟁에 동참하는 것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익을 논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으며 또한 경제적 실익도 기대할 수 없는 전쟁에 한국의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추가 파병 결정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온 국민들의 열망을 포기하는 행위다

우리는 추가파병 결정에 있어 노무현 정권의 자세가 지나치게 사대적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추가 파병의 요구에 대해 노무현 정부는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국민적 여론을 모으려는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채찍과 당근에 대한 주관적인 감성만을 앞세워 각료들간의 불협화음만을 노정하였고, 이 과정에서 추가파병은 매우 돌출적으로 결정되었다. 추가 파병을 반대하는 다수의 시민들의 의견을 수용하려는 그 어떤 노력들도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 의사에 배치되고 우리의 헌법에서조차 부정하고 있는 침략 행위를 한미정상회담 전에 부랴부랴 결정한 것은 주권의 포기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라크파병 결정 이후 북핵 문제를 대하는 미국의 태도를 보면 이라크 파병은 정부의 순진한 기대와는 달리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임이 너무도 분명해진 상황이다. 한미간의 동맹이 일방적일 때라면 그 동맹이 강고할수록 우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희망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추가 파병의 결정과정은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이다.

또한 우리는 이번 파병 결정에서의 민주적 의견 수렴 과정이 철저히 배제되었다는 점에서 결정 과정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이라크 추가 파병을 결정하기 위한 사전 현지조사가 얼마나 부실하게 진행되었는지는 추가 조사단을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많은 시민들이 추가 파병 반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음에도 어떠한 해명이나 설득도 없이,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이라고는 소신없이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허약한 모습뿐이었다. 추가 파병에 대한 여론 수렴 과정이 일절 생략되었다는 점에서 추가 파병 결정은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마저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추가 파병은 철회되어야 한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반전 평화운동을 통해 살상과 부상, 질병을 만연시키는 전쟁의 참혹함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그럼에도 아무런 명분도 없이 추가 파병을 결정해버린 노무현 정부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를 포기하였다. 우리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없는 정부는 정부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노무현 정부는 정부로서의 최소한의 자격을 유지하려면 이번 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 우리는 현 정부가 파병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 불신임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한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최소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헌법상의 의무에 값하는 정부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라크 추가파병결정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03. 10. 25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