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사망, 여름철에 더 많다
인의협 `서울지역 노숙자 사망 실태’ 분석 –노숙자 위한 하절기 의료대책 마련 절실
여름철에 거리나 의료기관에서 숨지는 노숙자들의 수가 일반적 예상과는 달리 겨울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주영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료사업국장에 따르면 `1998∼2001년 서울지역 노숙자 사망 실태’를 분석한 결과, 한 해 평균 424.8명의 노숙자들이 거리나 의료기관에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거리에서 숨진 노숙자는 초여름인 6월이 18.8명으로 겨울철인 1월 9.3명, 12월 7.7명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의료기관에서 숨진 노숙자의 수는 1월이 평균 37.0명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여름철인 6월(25.5명)과 7월(28.3명)의 사망자 수도 12월(19.7명), 2월(25.8명)에 비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기관 사망자와 거리사망자를 합친 월별 `전체 거리 사망자’ 평균은 1월이 46.3명으로 가장 높았으나 6월(44.3명), 7월(39.0명)도 각각 2·3위를 기록,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아울러 연도별 서울지역 노숙자 사망자수는 지난 98년 479명, 99년 467년, 2000년 413명, 2001년(11월까지)313명 등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의약분업과 관련, 의료계 파업이 한창이던 2000년의 경우 거리에서 숨진 사망자가 219명으로 나타나 의료기관에서 숨진 노숙자(194명)보다 많았다.
그러나 99년에는 의료기관 사망자가 328명으로 거리사망자 139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또 2001년에도 의료기관 사망자는 235명으로 거리사망자 78명보다 3배 가량 많았다.
이에 따라 노숙자 사망을 줄이기 위해 계절이나 의료환경의 변화에 따른 긴밀하고 정확한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국장은 “동절기 대책에 상응하는 노숙자 하절기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대도시 역 주변에 노숙자들을 위한 `상설 현장 진료소’를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공공의료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날 서울 보문동 노동사목회관에서 `제1차보건의료포럼’을 갖고 노숙자 진료, 산재보험, 수돗물 불소화 등 분야별 토론회를 열었다.
류정민 기자 dongack@laborw.com
2002.7.8 노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