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동자 집단산재 신청

  
경북대병원 노동자 집단산재 신청
근골격계 직업병 32명 발생.. 전체 직원의 35%가 질환자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석희열(shyeol) 기자    

간호사 등 근골격계 직업병 진단을 받은 대구 경북대병원 노동자 31명이 20일 근로복지공단 대구경북본부에 집단산재 요양을 신청했다.

보건의료노조 경북대병원지부와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20일 오전 근로복지공단 대구경북본부에서 근골격계 직업병 집단 산재신청 및 조속한 산재 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31명의 신청서를 근로복지공단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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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노조는 “지난해 11월 4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9.8%인 94명이 즉시 치료를 요하는 상태였으며, 정밀검사를 받아야하는 경우도 15.8%인 75명이나 되었다”며 “병원에서 환자를 돌봐야하는 노동자들이 오히려 골병 든 모습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는 끔찍한 현실에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노조는 “산재신청자들은 근골격계 환자로 진단받았음에도 산재요양기간 중 대체인력에 대한 병원측 대책수립 기간을 고려하여 1주일 유예기간을 두고 요양에 들어가겠다고 결정했다”면서 “그러나 병원장은 일할 사람이 없어도 펑크를 낼 수 없는 병원노동의 특성을 악용하여 이미 14일 부서별 산재신청 인원을 통보하였음에도 이에 대한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6일 수술실 근무자 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근 1년간 근골격계질환 관련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꼈는가’라는 질문에 36명이 ‘그렇다’고 응답하여 90% 이상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8명은 공가, 개인휴가, 근무 중 치료 등 대부분 개인적으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5명의 기혼여성 가운데 5명은 수술실 근무기간 동안 유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산하거나 분만이 임박한 상태에서 사산한 경우도 있어 병원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보건의료노조의 근골격계질환 설문조사 결과, 조사대상 1773명 가운데 76.5%인 1356명이 ‘손, 팔, 어깨, 목, 허리, 무릎 중 한 군데라도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한 달에 한번 이상 증상이 발생하는 기준’(미국의 NIOSH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주노총 산하 노조 가운데 금속연맹(78.8%)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정상은 보건의료노조 노동안전국장은 “근골격계 직업병은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심한 경우에는 치료를 위해 요양을 해야 하며, 이후에도 그 업무에서 전환해 주거나 인원을 보충하여 업무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병가나 산재를 받거나 부서전환을 해준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부분 개인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미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산업안전국장은 “노동부가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 조사와 예방대책을 올해 6월말까지 세우도록 사용주의 의무를 법제화 하였음에도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노사 공동으로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자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하여 노사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근골격계 질환 판정을 받은 노동자가 2001년 1598명에서 2002년 2705명, 2003년에는 4532명으로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어 앞으로 근골격계 질환을 이유로 집단산재요양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2004/04/20 오후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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