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의료시스템 마비 사태악화”
평양주재 유니세프 대표 본사통화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피해의 효과적 구호를 위해서는 의료진 파견에 앞서 소독약·화상연고·항생제·붕대 등 화상 치료에 긴급한 의료품을 보내는 등 체계적 지원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평양 주재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북한대표부의 피에레트 부 티 대표는 27일 이날 <한겨레> 베이징 특파원과의 전화통화에서 “1850여 가구에 이르는 용천의 이재민들은 현재 유엔과 세계 적십자사에서 보내온 텐트 등 임시 수용시설에 수용돼 있으며, 음식과 의약품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취약한 의료·보건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어 사태가 더 악화했다”며 구체적으로 “항생제, 정맥 주사제, 안약, 진통제, 스테로이드, 붕대 등을 좀더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5일 북한 용천역 사고 현장과 신의주 병원을 방문한 뒤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토니 밴버리 세계식량계획(WFP) 아시아국장은 이날 베이징 산리툰 유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의주 도립 인민병원에 입원했던 360명 가운데 160여명이 퇴원했고, 신의주 제1병원도 91명 가운데 81명이 남아 있다”며 “이번 사고의 복구에 최소한 7개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재중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정책국장(내과 전문의)은 “북한은 10~15가구마다 호 담당의사가 한명씩 있다”며 “의료진 파견보다는 응급 의료세트 등 장비를 우선해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1년부터 북한에서 씨감자 생산사업 등을 펼쳐온 월드비전은 이날 국내 민간 구호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북한 용천에 모포 5천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황준범 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