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사후관리 체계 재점검 필요”
건약 천문호 회장 월간지 기고..소비자청원제도 도입 주장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부족과 시판 후 감시체계에 대한 제도적 장치 허술로 국내 의약품 안전성 확보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천문호 회장이 최근 참여연대의 ‘월간 복지동향’에 기고한 글을 통해 제기됐다.
천 회장은 ‘PPA 함유 의약품 판매금지 사건을 통해 본 의약품안전문제’라는 제목의 글에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거나 미심쩍은 경우 확신이 생길 때까지 해당 의약품의 사용을 중단해야 하는 데 왜 4년간 시간을 허비 했을까”라고 반문한 뒤, “이는 의약품 안전성 즉 부작용에 대한 태도의 문제가 저반에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지난해 8월에 이 약품에 대한 판매 중단조치를 내렸는데 우리와 같이 실험결과를 통한 것이 아니라 7건의 부작용 보고를 통해 이루어졌다”며 “실험의 유무나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의 존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의약품의 안전성이라는 것을 어떻게 관찰하고 있었느냐의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천회장은 또 “시판 후 의약품을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로 의약품 재평가, 의약품 재심사, 부작용 모니터링제도 등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허술하거나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민들의 역할을 강화해 제도가 실제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의약품 사용설명서에 부작용 내용을 쉽게 기술하고, 부작용 발생시 이를 신고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무엇보다 의심이 되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시 적극 공개하는 것이 소비자의 알권리 및 식약청과 제약사간 유착의혹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의약품 안전에 관해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시행중인 소비자청원제도 같은 제도적 장치를 하루빨리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천 회장은 “미국 FDA가 현재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발돋움 한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임신중 기형을 유발했던 ‘탈리도마이드’라는 약물사건을 계기로 거듭나게 됐다”며 “우리도 이번 PPA사태를 계기로 의약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원년으로 삼아 다각도로 노력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 글이 수록된 참여연대의 ‘월간 복지동향’ 9월호는 이번 주중 출간될 예정이다.
데일리팜 최은택기자 (etchoi@dreamdrug.com)
기사 입력 시간 : 2004-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