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법인, 약사 경쟁아닌 대자본과 싸움”

“약국법인, 약사 경쟁아닌 대자본과 싸움”
부천시약 토론회, ‘영리 비영리 논쟁’ 여전히 화두

약국가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는 약국법인 문제가 약사간 문제가 아닌 약국가와 국내외 대자본과의 경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약국법인의 경우 각계 공통적으로 약사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법인의 형태에 있어 영리, 비영리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있어 추후 진행방향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부천시약사회(회장 이진희)는 9일 100여명의 약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5 한국형 법인약국 어떻게 되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벌였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건약 리병도 부회장은 “약국법인 문제는 약사들간의 경쟁이 아니다. 국내외 자본에 약사는 죽을 수 밖에 없다”며 법인 자체를 막아낼 것과 현재 꼭 필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의료는 공공재라는 점을 감안해 비영리 법인으로 가야한다며 영리법인으로 갈 경우 약국들이 영리추구 기업체로 변모, 의약품 과소비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리 부회장은 “영리법인으로 가면 국민의료비 상승을 가져올 것이며 약사회 등이 주장하는 합명회사 형태도 주식회사형의 꼬투리가 될 수 있다”며 “1법인 1약국으로 갈 것과, 일반인과 병원, 제약, 유통자본의 약국법인 참여는 제한되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미래세무법인 한창운 세무사는 개인 또는 약국법인의 세무 차원 접근을 통해 ‘법인이 좋은 경우’로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거나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대외적 신뢰도를 높일 경우를 예로 들었다.

반면 개인이 좋은 경우는 투하자본을 자유롭게 회수할 수 있고 세무조사 등을 신경쓰기 싫은 약국 등이라며 약사의 목표와 성향에 따라 선택할 것을 제안했다.

한 세무사는 “법인이 된다고해서 무조건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법인시 세금이 무조건 싸다는 편견은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전순덕 변호사도 발제를 통해 “의료법인만 일반인 개설이 가능하며 타 전문직 법인은 전문인만 법인을 개설토록 하고 있다”며 “약국법인 등장, 시장개방 등에 있어 그 순기능을 강화하면서 역기능은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나 법안이 모색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약국법인에 대해 약준모 김성진 약사는 법인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최소한의 공익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위기에 빠진 개국가가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법인의 형태는 약사만 참여하는 1약국 1법인, 합명회사가 타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노동당 홍춘택 정책연구원은 비영리법인이 타당하다는 점을 전제로 1법인 1약국을 주장했지만, 법인 사장이 약사임을 감안할 때 이사진 등은 꼭 약사가 아니어도 된다고 밝혔다.

현재 약무법인 스파를 운영하는 손기권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10년 후 약국의 모습은 약사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간다”며 “경험으로 볼 때 법인하면 돈번다는 말은 안맞다. 단순한 세제혜택 차원이 아닌 자본집단과의 싸움이며 이를 미리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심정을 내비쳤다.

특히 약사 50~100여명이 모여서 하는 법인 형태가 되야 한다고 밝히고, 1법인 1약국은 약사들 스스로 진입장벽을 쌓는 행태라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약사들은 약국법인의 개념부터 이후 약국가의 대처방안 등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며, 전국 약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 참석자는 “약국법인 문제는 의약분업보다 약국사회로서는 더 큰 변혁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문제”라며 “현재 약사들이 법인에 대해 심도있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데일리팜 정시욱기자 (sujung@dreamdrug.com)
  
기사 입력 시간 : 2004-09-10 0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