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삼성·아산, 경제특구 합작진출 임박
빅3 컨소시엄 논의 활발…”실현 가능성 없다” 회의론도 대두
국내 병원들의 경제자유구역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는 재정경제부가 최근 내년 상반기부터 경제자유구역에 국내 의료기관이나 기업도 영리법인 형태의 외국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개정안에는 외국병원들의 자유구역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가 허용됨에 따라 법안이 통과될 경우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병원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3개 병원을 중심으로 일부 대형병원들은 외국병원과의 합작과 컨소시엄 형태의 자유구역 진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병원 고위 관계자는 “현재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 서울아산병원 등을 중심으로 존스홉킨스와 MD앤더슨, 하버드의대 부속병원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특히 이미 한 병원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미국병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다른 한 곳도 거의 임박한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병원인지는 정부측 경제자유구역기획단과의 협의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라는 이유로 확답을 미뤘다.
이는 세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국내 의료기관으로서 최고 입지 확립이라는 시너지 효과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미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펜실베니아 대학병원 등 필라델피아 지역 9개 병원 연합체인 ‘PIM’사(社)는 경제자유구역내에 오는 2008년까지 500병상 규모의 초일류 병원을 세우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 병원들이 해외 어느 병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할지, 어떠한 형태로 합작이 이뤄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된다면 해외 병원들이 직접 투자를 하거나 아니면 브랜드와 관리자 등만 파견, 직접 투자는 하지 않는 등의 다각도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며 “특히 투자를 직접 할 경우 얼마만큼의 투자를 하게 될지, 경영은 누가 맡게 될 것인가 등이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한 병원의 추진 과정에서는 연구와 브랜드 부문만 국내 병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진료 부문의 투자는 기피하려고 하는 해외 병원의 입장이 확인되기도 했다”며 “어떠한 형식이 될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협회 등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며 실질적으로 합작이 진행 중인 병원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경제자유구역 진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3개 병원 중 한 병원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합작이 이뤄질 경우 일정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공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해외 병원들이 직접적인 자본과 설비 투자 등에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그는 “해외 병원들의 자본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국내 병원들이 자유구역 내 초대형 병원을 건립할 수 있을 만큼의 여건이 갖춰져 있는가도 문제”라며 “이목은 집중되나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고 설명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2004-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