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기업도시법은 ‘초강력 대기업 특혜보장법’”

“기업도시법은 ‘초강력 대기업 특혜보장법’”  
  시민사회단체 강력반발, “강행시 전면적 저항에 부딪힐 것”

  2004-09-22 오전 11:06:59    
  
  
  정부가 한차례 공청회만 형식적으로 갖고 속전속결로 밀어부치려하는 기업도시특별법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8개 시민단체, “기업도시특별법 즉각 철회하라” 촉구
  
  경실련.녹색연합.민주노총.보건의료단체연합.전교조.참여연대.환경연합.환경정의 등 8개 시민-사회단체는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초강력 대기업 특혜보장법인 ‘기업도시특별법’을 철회하라”며 정부의 기업도시 밀어부치기를 맹성토했다.
  
  건설교통부는 21일 기업투자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한 ‘기업도시특별법’ 초안을 마련하고, 22일 단 한차례 공청회를 거쳐 당정협의후 내달초 국회에 법안을 제출한 뒤 연내 시범도시 1~2곳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성명은 “법안을 참고해 보았을 때, 그간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적한 내용들이 그대로 현실화되어 나타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치 않을 수 없다”면서 “기업도시특별법을 기업투자 활성화,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획기적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실상은 경제, 교육, 의료, 환경 등에 있어 포괄적 규제완화를 통해 대기업 중심의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기업도시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첫째, 도시개발의 공공성을 빌미로, 민간기업이 50% 이상 협의매수시 나머지 토지에 대해 강제수용권을 부여하는 것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수용제도’의 원칙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현재 대다수 시민의 정서에도 부합하지 않아 심각한 지역갈등과 분쟁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출자총액제한 및 신용공여한도 완화 등은 기존의 공정거래법, 은행법 등을 무력화할 뿐 아니라, 재벌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것에 불과하여, 오히려 참여정부가 내세우는 경제와 기업 개혁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다.
  
  성명은 특히 “이같은 예외적 규제완화는 건교부가 기존 법률과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특별법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대기업들이 기업도시특별법을 계기로 자신들이 요구하는 규제완화를 ‘또 다른 특별법’ 형식으로, 때론 ‘기존법에서도’ 하나둘씩 추가로 요구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은 또 “기업도시의 지원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이 도시개발과 동시에 학교와 병원을 설립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교육기관 및 의료기관의 설치, 운영에 있어서도 타지역과 구분되는 자율성을 부여해 현행의 사립학교법, 고교평준화체계 등에 혼란을 초래하며, 의료의 공공성 등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공론화 없는 포괄적 특혜”
  
  성명은 또 ‘환경파괴 문제’와 관련, “입지선정이 기업의 자율에 맡겨져 있어, 경제적 효과만을 고려하여 개발입지를 결정할 경우 환경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의 개발을 막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실시계획 승인시 총 39개 법, 81개 각종 인.허가 의제처리로 인해 의제조항과 관련된 후속적 환경조치가 없을 경우, 심각한 환경훼손과 파괴를 초래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기업도시특별법은 법인세.소득세, 개발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 등 각종 조세지원과 부담금 감면혜택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기업도시특별법은 건교부가 민간기업에게 토지수용권과 처분권을 통한 개발이익보장에서부터 포괄적 규제완화를 통한 특례조치와 게다가 세제지원, 세금감면까지 몰아주는 ‘초강력 대기업 특혜보장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이들 시민단체들은 “사회적 공론화 없이, 경제.환경.교육.의료 등에 있어 포괄적 규제완화와 특혜를 대기업에게 부여하는 건교부의 기업도시특별법은 철회되어야 한다”며, 정부가 이를 강행처리할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전면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승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