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기업도시법은 초강력 대기업 특혜 보장법”
경실련·참여연대 등 8개 시민·사회단체, 연대투쟁 등 강력 반발
이성규(dangun76) 기자
건설교통부가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는 민간복합도시개발특별법(일명 기업도시법)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2일 현재까지 경실련과 참여연대를 비롯해, 전교조, 보건의료단체연합, 민주노총 등 굵직굵직한 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법안의 입법화를 저지하기 위해 연대 투쟁에 나설 계획을 밝히는 등 정부와의 충돌도 불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개 시민·사회단체, ‘기업도시법’ 입법화 저지 연대 투쟁 방침 밝혀
이날 오전 10시30분 시민단체들은 서울 정부종합청사 뒷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환경·교육·의료 등에 걸쳐 포괄적 규제완화와 특혜제공을 뼈대로 하고 있는 기업도시법을 ‘초강력 대기업 특혜보장법’으로 규정하고 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정부가 기업도시법 제정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적극 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이 이처럼 강력 반발하는 이유는 사회 전분야에 걸친 다양한 규제완화 및 특혜 제공 조항 때문이다. 건교부가 전날(21일) 공개한 법안의 주요내용에는 출자총액제한(SOC투자액 한도), 신용공여한도 일부 완화, 교육 및 의료 법인이 아닌 사업시행자의 학교·병원의 설립·운영 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건교부 “노동·환경 분야, 규제완화 대상서 제외”
건교부는 “노동과 환경관련분야를 규제완화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친환경적인 개발원칙을 강화하는 한편, 소모적인 공익성 논란으로 도시개발이 지연되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시민단체들은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들은 우선 민간기업에 토지수용권을 부여하는 문제와 관련,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수용제도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현재 대다수 시민의 정서에도 부합하지 않아 심각한 지역갈등과 분쟁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출자총액제한(SOC투자액 한도) 및 신용공여한도 일부 완화와 관련해서도 “건교부가 기존 법률과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특별법으로 추진한다는 것인데, 대기업들이 ‘기업도시특별법을 계기로’ 자신들이 요구하는 규제완화를 ‘또 다른 특별법’ 형식으로, 때론 ‘기존법에서도’ 하나둘씩 추가로 요구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또한, 민간기업이 도시개발과 동시에 학교와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조항과 관련해서도 “현행의 사립학교법, 고교평준화체계 등의 혼란을 초래하며 의료의 공공성 등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교평준화체계 등 혼란 초래, 의료의 공공성 침해”
8개 시민단체는 “기업도시특별법은 건교부가 민간기업에게 토지수용권과 처분권을 통한 개발이익 보장에서부터 포괄적 규제완화를 통한 특례조치와 세제지원, 세금감면까지 몰아주는 초강력 대기업 특혜보장법”이라며 조속한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건교부는 이날 오후 공청회를 개최, 각계로부터 지적된 의견을 법안에 반영한 뒤 당정협의를 거쳐 10월초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올해 안으로 시범사업지 1∼2개를 선정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중 하위법령을 조기에 마무리, 시범사업에 대한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다.
2004/09/22 오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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