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동신제약, 폭리 취하지 않았다”
2004-10-02 오전 10:39:04
30여년 가까이 녹십자와 동신제약이 독점해온 알부민, 글로불린 등 혈약분획제제 생산이 신규업체에도 허용된다. 녹십자와 적십자는 2001년 기준으로 혈액제제 생산으로 각각 4백30억과 3백억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복지부는 녹십자와 동신제약으로부터 연구 용역비를 받아 논란이 됐던 ‘원가 분석 결과’도 공개했다. 결론은 예상했던대로 “제약업체가 폭리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보건복지부, “혈액제제 30년 독점 풀겠다”
보건복지부는 1일 “제약업체가 혈액분획제제 신규 생산을 원할 경우 원료인 혈장을 공급하는 대한적십자사와 인ㆍ허가를 맡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업체의 제조 능력, 기술력, 혈장의 국내 수급 현황, 분획 시설 등을 종합 검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단 “적십자사가 혈액제제 원료인 혈장 공급과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혈장분획제제 완제품의 수입을 전담하는 현행 제도는 유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혈액분획제제는 혈액 구성 성분인 혈장 중 필요한 성분만 분리, 정제해 만든 특수 의약품이다. 현재 적십자사는 헌혈 받은 혈장만을 따로 뽑아 반(半)제품 상태로 녹십자와 동신제약 2개 제약사에 공급해왔다.
그 동안 적십자사는 혈장 공급 시 3년마다 한 번씩 사업자 계약을 갱신하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30년간 양사 체제를 유지해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최근에는 혈액제제 함량을 속이는 방법으로 비자금용 제품을 따로 생산한 의혹, 복지부ㆍ식약청 등 관련 기관 공무원들에 대한 로비 의혹 등이 제기돼 검찰에서 내사를 진행 중이다.
복지부 “혈액제제 제약업체 폭리 없다”, 제약사 손 들어줘
한편 이날 복지부는 녹십자와 동신제약의 2001년 영업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삼정회계법인에 맡긴 혈액제제 원가 분석 결과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연구는 이미 7천만원의 연구 용역비를 녹십자와 동신제약이 부담한 것으로 확인돼 그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복지부는 “원가 분석 결과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양 사가 과도한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 보험 약가 조정 등 추가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예상대로 제약업체 손을 들어준 것이다.
원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1년 녹십자는 대표적 혈액제제인 알부민과 글로불린 제조로 4백35억9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흑자를 냈으며, 흑자 금액은 분석 기준에 따라 1억5천만~50억4천만원으로 확인됐다. 동신제약은 알부민과 글로불린으로 2백93억8천만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분석기준에 따라 2억1천만~11억9천만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분석 기준은 연구 개발비를 판매 관리비에 포함 여부, 수출 관련 비용 포함 여부, 수입 혈장 제품 판매 여부, 판매 관리비 및 영업외 손익의 차감 범위, 품목별 배분기 준 등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으나 재무 관리 여건을 고려해 볼 때 녹십자는 1억5천만원 흑자, 동신제약은 11억9천만원 적자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 회계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강양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