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형’ 건강보험 나온다…병의원 양극화
정부, 실손형 민간보험 8월 허용…공보험 ‘대체’ 우려
올해 8월 개인대상 실손보장 보험이 허용되면 대체형 민간보험 도입 발판이 마련되고 결과적으로 병의원의 양극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3년부터 생명보험의 단체대상 실손보상 상품 판매를 허용한데 이어 올해 8월 개인대상 판매도 허용할 계획이다.
개인보상 실손형은 기존 정액보상과 달리 법정본인부담과 비급여로 인한 실질적 손해를 모두 보상해주는 것으로 가입자 입장에서 보장성이 한층 강화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삼성, 교보, 대한 등 빅3 생명보험사별로 개인실손형 보험 T/F를 구성, 상품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보험사들은 일단 리스크관리 경험이 있는 단체형 상품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고 개인상품은 신중한 접근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가입자의 위험률을 추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개인대상 실손보상 상품 판매를 계기로 건보공단의 개인 질병정보 활용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 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개인에 대한 리스크 파악 정보가 없어서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상당수 대형 보험사들은 이미 90% 가까이 상품개발을 끝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손형 보험허용은 영리법인, 건강보험 당연지정제폐지와 맞물려 돌아간다면 민간보험 완결체가 되고, 대체형 민간보험으로 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보장체계 일대 전환을 가져올 전망이다.
충북의대 이진석 교수는 “이는 보험사와 의료기관과의 직접적인 심사청구 관계가 성립되고 기존의 생명 손해보험회사와 다른 건강보험회사가 생길 수 있다”며 “현재 정부는 실손형 개인보험을 ‘보충형’이라고 하지만 대체형으로 가는 길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개인 실손보상 상품 판매를 계기로 보험사와 병원간의 네트워크 형성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주력 보험사와 계약한 의료기관과 그렇지 못한 기관과의 소득 양극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면, ‘삼성생명-계약병원-가입자’식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삼성 브랜드 상품이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손형 보험료가 비싸지만 그 만큼의 고급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존 공보험의 보장성에 불만인 사람들의 이탈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보험사의 행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복지부의 건강보험T/F에서 민간보험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OECD 보고서는 이미 법정, 비급여 구분 없이 전체를 커버하는 실손형 개인상품을 내면 공보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가난한 가입자와 가난한 의료공급자를 양산하고 공보험과 사보험의 의료비 지출을 동시에 늘리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데일리팜 정웅종기자 (bulddong@dreamdr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