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특구외국병원 출발’삐걱’, PIM, 인하대병원과 이견 커. 주요 대형병원들도 ‘손사래’

특구 외국병원 출발 ‘삐걱’…파트너 ‘엇박자’
美PIM, 인하대병원과 이견 커…주요 대형병원들도 ‘손사래’

2008년 인천경제특구에 들어설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의료센터(PIM)가 국내 파트너로서 논의 중인 인하대병원과 큰 견해 차이를 보이며 순탄치 못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5일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양측은 현재 병원 규모와 외국인 의사 비율, 운영방식 등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부터 외국병원과의 합작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생각보다 컸다는 분석이다.  

논란의 핵심은 역시 ‘채산성’. PIM은 병원 규모를 300병상으로 시작, 600병상까지 확대할 계획인 반면 인하대병원은 최대 300병상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인력 구성에 있어서도 PIM은 전체 의료진의 10%정도만을 외국인 의사로 채우기로 하고 병원의 ‘고급화’를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인하대병원은 구체적인 수치의 공개는 꺼려하면서 이에 ‘매우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주 진료 대상이 외국인인 만큼 어느 정도의 규모와 겉치레는 할 필요가 있지만 환자 유치 문제와 국내 병원들의 견제 등 여러 위험 요소가 많은 상황에서 현재 PIM의 조건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수한 의료진 확보와 동등한 수준의 경영권을 보장 받지 못한다면 병원 측이 적극 참여하기 힘든 입장”이라며 “답이 없는 PIM의 고집에 끌려가 무리한 투자를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해 ‘합작 포기’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러한 탓일까. 재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PIM이 인하대 외에 국내 메이저급 병원들에게 은밀한 러브콜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미 여러차례 ‘불가(不可)’ 방침을 밝혀온 국내 주요 병원들은 이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는 실정이다.

A병원 관계자는 “병원 증축 등으로 인해 그만한 인적·물적 여력도 없고 검토 결과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국내 병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현 PIM측의 조건을 받아들일 곳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병원 관계자도 “결국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한 외국병원은 고급호텔에 들어선 보건소와 다를 바가 무엇이겠냐”며 “그러한 병원에 우리가 굳이 참여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비꼬았다.

이와관련, C병원의 한 중견 교수는 “외국병원이 국내 파트너 없이 자리잡기는 더욱 힘들 것”이라며 “외톨이가 된 PIM측이 참 딱하게 됐다”고 동정표를 던지기도 했다.

조우영기자 (cwy@dailymedi.com)
2005-08-06 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