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으로 최대 1억5천만명 숨질 수도”
유엔, 담당조정관 임명..예방ㆍ대처 나서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 유엔이 29일(현지시간) 인플루엔자 담당 조정관을 임명하고 조류독감의 변이에 의해 인간에게 치명적인 변종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에 대한 유엔 차원의 대처노력에 착수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를 유엔의 인플루엔자 담당 조정관으로 임명했다고 스테펜 두자릭 대변인이 발표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나바로 박사는 조류독감을 통제하기 위한 지구촌의 노력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또 변형 인플루엔자가 야기할 수 있는 희생자를 줄이고 경제적,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바로 조정관은 “이 순간 언제라도 또다른 인플루엔자 전염병이 출현할 수 있다”면서 “그것은 현재 아시아에서 조류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돌연변이에 의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조류독감에 적극 대처하지 않을 경우 이 질병으로 500만명 내지 1억5천만명까지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향후 수개월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사망자수가 1억5천만명으로 가느냐, 500만명으로 가느냐의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바로 조정관은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돌연변이에 의해 인플루엔자 전염병이 곧 닥칠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한뒤 “이것이 세계적으로 발발할 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은 극히 잘못된 것”이라며 각국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인간의 전염병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류독감 전염병을 잘 통제해야 한다”면서 1918년엔 인플루엔자 전염병이 4천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류독감으로 불리는 H5N1 바이러스는 지난 2003년 아시아를 휩쓸며 수천만 마리의 조류를 희생시킨뒤 인간에게도 감염돼 최소한 65명이 숨진바 있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간에 쉽게 전염되지는 않지만 돌연변이에 의해 변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유엔이 인플루엔자 담당관을 임명한 것은 최근 유엔 정상회의에서 아시아 지도자들이 조류 독감 대처를 위한 유엔의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아난 총장이 담당 업무를 조정할 사무실을 유엔본부에 두겠다고 약속해 이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