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 독점생산 논란 특허권 공유 국제압력 커져
박민희 기자
조류독감 공포가 번지면서 각국이 사재기에 나선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여러 제약회사들이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국제적 압력이 커지고 있다.
타미플루는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가 특허권을 가지고 독점 생산하고 있지만 40여개 나라에서 수백만정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이 인체간 전염병으로 번질 경우 전염 속도가 너무 빨라 치료약 생산이 이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로슈가 특허권을 양보해 다른 제약회사들이 제네릭(동일성분 약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각국 의료 전문가들의 주장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구오슈숭 대만 질병통제센터 소장은 이 신문에 “대만 과학자들은 타미플루 생산법을 알고 있으며, 로슈가 허가를 내주기만 하면 몇달 안에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6일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 본부를 방문해 “지적재산권에 대한 고려가 가난한 사람들도 타미플루나 백신을 이용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위기가 닥쳐오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는 로슈가 공장을 완전가동해도 앞으로 10년이 걸려야 전세계 인구 20%가 복용할 타미플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로슈는 타미플루가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산되기 때문에 공급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다른 제약회사들에 유사 약품을 생산하게 해줘도 공급량이 별로 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미플루는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효소 작용을 차단시키는 약이며, 로슈는 타미플루 판매로 올해 상반기에만 4억5천만달러어치의 매출을 올렸다.
박민희 기자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