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CDC ‘수개월내 타미플루 제조 착수 가능’
조류독감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이 턱없이 달리는 독감 치료 및 예방제 ‘타미플루’(Tamiflu, oseltamivir)를 시판중인 스위스 로슈에게 특허를 포기하라는 압박이 점증하고 있다.
대만 질병통제센터(CDC)는 지난 11일 만일 허가를 받는다면 자국은 수개월 이내로 타미플루의 제조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슈와 일부 외부 전문가들은 타미플루의 제조가 아주 복잡하고 시간이 소요돼 제네릭약 제조사들조차도 세계적으로 공급을 신속히 확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슈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는 곳은 UN과 일부 국가의 보건당국이다. 이들은 독감 대유행 우려 속에 수억 명의 건강이 단일 회사의 효율성과 생산성에 좌지우지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은 지난 6일 WHO(세계보건기구) 본부인 스위스 제네바에 들러 이와 같은 이슈를 제기했다. 그는 로슈가 타미플루에 대한 특허를 포기해야 한다고까지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타미플루뿐만 아니라 백신이 가난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공급되도록 보장하는 데 지적재산권이 장애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발언해 주목을 받았다.
더 나아가 대만 CDC의 꿔수승 국장은 11일 “대만 과학자들은 타미플루의 제조방법을 알고 로슈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존중과 대만의 국가 안보간에 균형을 취하려 노력한다”며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WHO가 로슈에게 제네릭약의 제조를 허용하도록 압박하기를 거부하는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로슈가 타미플루 제조의 어려움을 과장하고 있다”며 “대만 정부 과학자들은 이미 (타미플루의) 대량생산에 신속 착수할 방법을 고안한 상태”라고 말하면서 로슈를 비난했다.
앞서 1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로슈는 “타미플루의 생산은 10단계(그 중 하나는 폭발 가능성이 있음) 과정을 거치고 최장 12개월이 소요된다”며 “어느 누구도 이를 단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로슈는 “제네릭약 제조사가 본격적인 생산에 착수 데는 3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것이 우리의 가정”이라며 “따라서 제조 라이선스를 내주는 것은 일리가 없다”고 못박았다.
현재 5일간 투여하게 되어 있는 타미플루의 약가는 60달러를 상회한다. 하지만 로슈는 이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각국 정부에 공급중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빈국들에게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다.
허성렬 기자 (srhuh@bo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