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단’ 노성일 “난자 불법매매 알고도 불임 시술”
”복지부도 묵인”…줄기세포 연구에는 기증된 난자만 사용
2005-11-08 오전 11:03:23
황우석 사단의 일원으로 알려진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이 불법적으로 매매된 난자를 이용해 인공수정 시술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노성일 이사장 “난자 불법매매 사실 알고도 불임 시술했다”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은 8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불법적으로 매매된 난자인 줄 알면서도 인공수정 시술을 했다”고 시인했다.
노성일 이사장은 “난자 매매가 음성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알았지만 의료진으로서 불임 부부들의 애끓는 사연을 외면할 수 없어 인공수정을 해줬다”며 “단 불임 여성에 대한 호객 행위를 하거나 브로커들에게 알선료를 지급하는 등의 불법 행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문제의 인공수정 시술을 한 시점이 올해 생명윤리법 발효 이전인지 이후인지는 분명히 적시하지 않았다.
노 이사장은 “이 같은 불법 사실은 보건복지부 등 당국도 알고 있었지만 불임 부부들의 사정과 미칠 파장을 감안해 그동안 쉬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복지부 등 당국이 묵인해준 정황을 내비쳤다.
”줄기세포 연구에는 자발적으로 기증된 난자만 사용”
노성일 이사장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불법 매매 난자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황우석 교수 연구를 비롯한) 모든 줄기세포 연구는 자발적으로 기증된 난자만을 이용했다”며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노성일 이사장은 국내 최고의 불임 시술 병원 운영자이면서 국내 줄기세포 연구를 선도해 온 연구자이기도 하다. 황우석 교수와도 다년간 공동으로 연구를 해 지난 5월 <사이언스>에 게재된 황우석 교수 논문에는 ‘제2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민주노동당이 복지부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노성일 이사장이 줄기세포 연구를 추진하고 정부 연구비까지 집행된 사실을 폭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 이사장은 또 공식 활동을 시작한 대통령 직속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의 장관급 위원으로도 참여 중이다.
한편 노성일 이사장이 이같이 밝힘에 따라 난자 불법 매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조만간 노 이사장을 비롯한 유명 산부인과 원장들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강양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