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TNEWS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의 나이는 몇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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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의 나이는 몇 살?  
농림부 관련 자료와 조사단 명단 공개해야  

편집국장 vetnews@vetnews.or.kr


▲ 소의 두개골과 이빨의 위치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앞두고 지난 3월 13일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발생한 광우병(BSE) 감염 소의 나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갑자기 소 나이가 쟁점이 된 것은 미국이 「되새김 동물에 대한 되새김동물사료 금지원칙」을 도입한 1998년 4월 이전에 태어난 소가 확실한 경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양국정부가 합의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위원장 홍하일)는 미국이 1998년 4월 이후 도입한 ‘제한적 동물사료 금지정책’은 이미 영국에서 1988년~1990년까지 시행하여 2만7천마리의 광우병이 발생한 실패한 정책이며, 미국의 모든 농장이 1998년 4월부터 즉각적으로 ‘제한적 동물사료 금지정책’을 100% 준수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미국 정부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이월효과(carry-out)’에 의해 농장에 쌓여 있거나 저장소로부터 배포된 육골분 사료(MBM)를 섭취한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므로 설령 19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라고 하더라도 미국의 사료정책과 검역시스템이 우리 국민의 건강과 식품안전을 보장해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다.

반면 농림부는 지난 4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이 추가로 보낸 알라바마 BSE 감염 소에 관한 자료를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 감염 소의 나이가 최소 8세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에 우리 나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직접 실물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전문가 조사단을 현지에 보냈다.”고 밝혔다.

또한 농림부는 “조사단은 소의 해부학을 전공한 교수와 현장에서 소의 나이를 수십년간 감별한 전문가, 그리고 광우병을 담당하는 정부관계자로 구성되어 있다. 금번 조사단은 4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감염 소가 보관된 아이오와 국립수의검사소와 감염 소가 사육되었던 알라바마 현지 농장을 방문하여 냉동 보관된 감염 소의 치아 등을 직접 보고 미국측이 제시한 자료를 확인할 예정이며 귀국후 국내 전문가 협의를 거쳐 그 결과를 4월 26일 발표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건의료단체연합, 녹색연합 등 의료ㆍ환경ㆍ농축산 부문 시민사회단체는 “태어난 지 60개월이 지난 소는 출생 기록 없이 치열 조사만으로 나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위해 미국 정부를 대신해 온갖 눈물겨운 비과학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 정부의 한심한 모습에 분통이 터진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는 수의학적인 입장에서 치열을 이용한 소의 나이 추정에 대한 한ㆍ미 정부와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을 과학적으로 검토해보았다.

● 소의 치식과 영구치

▲ (왼쪽) 어린 소의 아래턱에 난 젖니 사진 (오른쪽) 모든 영구치 앞니가 존재하는 암소의 아래턱 사진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

소는 앞니, 전구니, 어금니의 3가지 형태의 이빨이 있다. 앞니는 입의 앞부분에서 발견되지만 위턱에는 없다. 전구치와 어금니는 입의 뒷부분에 있고 위턱과 아래턱에 모두 존재한다.

송아지는 모두 20개의 젖니(유치)를 가지고 있다. 유치는 다양하게 생성되는데, 송아지의 약 75%는 앞니를 가진 채 태어나며, 생후 2주 경에는 젖니가 모두 난다. 학자에 따라서는 네번째 앞니(Di 4) 유치를 송곳니(Dc) 유치로 간주하기도 한다.

소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난다. 일반적으로 60개월 이내에 영구치가 다 나게 된다. 그러므로 60개월이 넘어서면 치열을 이용한 나이 감별의 객관적 지표가 없다. 소의 영구치는 모두 32개로 송아지에서는 없었던 어금니(M)가 나온다.

소의 치식은 다음과 같다.

유치식 : 2(Di 0/3, C 0/1, Dp 3/3) = 20개
영구치식 : 2(I 0/3, P 3/3, M 3/3) = 32개

●  치열을 이용한 소의 나이 측정

소가 실제로 태어난 날을 알지 못할 때 치열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나이 계산을 하고 있다. 나이 감별은 주로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를 기준으로 삼는다.

미국 농무부 식품검사국(FSIS)의 경우에는 첫번째 앞니 영구치가 나오면 18개월~24개월, 두번째 앞니 영구치가 나오면 24~30개월, 세번째 앞니 영구치가 나오면 30개월, 네번째 앞니(또는 송곳니) 영구치가 나오면 42~48개월로 추정한다.

이빨 영구치 발생  
첫번째 앞니 (Incisive 1 )  18~24개월
두번째 앞니 (Incisive  2)  24~30개월
세번째 앞니 (Incisive  3) 30개월
네번째 앞니((Incisive  4) 또는 송곳니(Canine)  42~48개월

▲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의 치열을 이용한 나이 판별 기준

영구치가 발생한 이후의 나이는 앞니의 저작면을 보고 판단하지만 객관적 판별기준이 없어 과학적으로 인정받기 힘들다.

경험적으로 앞니의 저작면이 횡타원형인 때는 약 6살, 부정형인 때는 약 8살, 둥근모양인 때는 약 9∼11살, 종타원형인 때가 약 13살로 추정한다. 13살이 넘으면 잇몸의 높이와 같은 정도로 닳아 있고, 이빨이 빠지는 수도 있다.

그러나 소의 치열은 품종, 지역적 위치, 유전적 특성, 먹이 등에 따라 다양한 개체 차이가 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영구치가 다 나온 60개월령 이상의 소는 간접적인 연령 측정방법인 치열조사만으로는 나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에서도 치열을 이용한 소의 나이 측정을 영구치가 나오는 것을 기준으로 ▲15~18개월, ▲18~24개월, ▲24~30개월, ▲30개월 이상 자란 소 등 크게 4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 출생기록과 이력추적제


    
  (왼쪽) 모든 유치들이 느슨한 상태로 존재하는 15~18개월 된 소 (오른쪽) 중앙 앞니 영구치(↓표시)가 2개 나온 18~24개월 된 소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

따라서 소의 정확한 나이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출생기록이 필요하다. EU와 일본을 비롯한 세계각국은 광우병(BSE)에 대한 식품안전대책으로 법률로써 이력추적제(Traceability)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력추적제는 “식품, 사료, 축산가공품 및 이들에 사용하려고 하거나 사용이 예상되는 물질에 관한 생산ㆍ가공ㆍ유통의 모든 단계를 통하여 그들을 추적하고 소급하여 조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국제적으로 식품에 대한 생산유통이력추적제도를 확립하려는 움직임은 1990년대 말 EU에서 본격화되었다. EU는 1997년 3월「소의 개체식별 및 쇠고기 산지 등의 표시에 관한 규칙」(Regulation(EC)820/97)을 제정하였다.

그 후 EU는 2001년부터 모든 회원국에 쇠고기 이력추적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지난해(2005년) 농·식품과 사료 등으로 확대했다.

일본은 2004년 12월부터 쇠고기에 의무 적용하고 농산물은 지역과 품목별로 자율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4년 3월에 이력추적제도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지난해(2005년) 8월 농산물품질관리법 개정을 통해 하위법령 개정을 마련했다. 최근(2006년) 농림부는 2008년 이력추적제를 전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2003년 바이오테러법에 의하여 이력추적제와 비슷한 식품회수프로그램이 규정되어 있지만, EU처럼 이력추적제, 유전자조작식품(GMO) 표시제와 같은 식품표시제도 도입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는 한미 FTA에서도 한국의 수입농축산물 검역조치와 유전자조작식품(GMO) 표시제 등을 무역장벽으로 규정하여 이를 철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앨라배마 광우병 감염 소의 나이 판정은 힘들어

▲ (왼쪽) 두번째 앞니(I 2, ↓표시) 영구치가 나온 24~30개월 된 소 (오른쪽) 42개월 이상된 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치아도 낡아가지만 60개월 이상된 소의 나이를 치열만으로 정확하게 감별할 수는 없다.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

이번에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발생한 광우병(BSE) 감염 소는 출생기록이 전혀 없는 상태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앨라배마 광우병(BSE) 감염소의 머리뼈를 한국 정부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매장하기까지 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생축 통계를 낼 때 연령에 따라 분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 광우병 감염 소의 출생 이력을 증명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농림부는 “미국측에서 2차에 걸쳐 보내온 감염 소의 사진, 감염 소의 치아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 동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11세 암소의 치아와 비교할 수 있는 사진”만으로 “감염 소의 나이가 최소한 8세 이상이라고 판정”하였다.

그러나 농림부는 미국측에서 보내온 사진을 언론에 널리 공개하지도 않았으며, 감염소의 나이가 8세 이상이라고 판정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도 못했다.

출생기록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열조사방법은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간접적인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 올바른 수의학적인 입장이다.

현재 과학적으로 앨라배마 광우병(BSE) 감염 소의 정확한 나이를 입증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러한 경우 입증책임은 미국정부에게 있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농림부는 미국정부를 대신하여 “추가로 보내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뢰할 만하고 특히 다른 소와 비교 판단할 근거도 제공”되었다면서 입증책임까지 떠맡고 나섰다.

이러한 비과학적인 농림부의 주장은 과학적 원칙에 입각한 조사를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절차’를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시켜 버렸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는 농림부가 성급하게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소의 해부학을 전공한 교수와 현장에서 소의 나이를 수십년간 감별한 전문가, 그리고 광우병을 담당하는 정부관계자”의 실명을 밝히고, 미국측에서 보낸 앨라배마 광우병(BSE) 감염 소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이것은 정책실명제와 과학적 판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앨라배마 광우병(BSE) 감염 소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공개된 이후에 관련 전문가들도 과학적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지 좀 더 분명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04월 25일 (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