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품안전위 전문가 절반 사임 파문
일본정부 주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의 ‘어용화’에 반대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vetnews@vetnews.or.kr
출처 : <<VETNEWS>> 2006년 04월 05일 (3호)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여부 등을 검토하는 일본 정부기구의 식품안전위원회 프리온전문조사회 12명 가운데 절반인 6명이 지난 3월말 사임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전문조사회 사무국측은 “2년 임기가 만료돼 4월 1일자로 개선코자 하니 일단 사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예상 외로 많은 분이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사임한 위원들이 쇠고기 수입재개 등에 대한 정부 주도의 결론에 반대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어용화’에 반대한 의원들이 교체됐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임한 전문조사위원 6명중에서 야마우치 카즈야(山內一也) 동경대학 명예교수와 카네코 키요시순(金子淸俊) 동경의대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평가에 대해서 최후까지 신중한 의견을 진술했으며, 동물위생연구소 프리온병연구센터의 시나가와 신이치((品川森一) 전(前)센터장은 “전두(全頭)검사 완화라는 결론을 내리려는 심의에 의문을 느낀다”며 회의에 계속 불참했다. 그 외에 1명은 연령제한으로, 다른 1명은 미리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식품안전위원회 프리온전문조사회 사무국에서 70세 이상의 연령제한 기준을 도입한 이유나 경위도 불투명하고, 리스크 관리 기관인 후생노동성에서 수 억 단위의 후생 과학 연구비 보조금을 받는 등 정부기관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연구자가 전문조사위원으로 선임되었다고 강력하게 바판하고 있다.
▲ (왼쪽) 프리온(prion)의 구조, (가운데) BSE 감염 소 뇌 조직 병변(H&E), (오른쪽) BSE 감염 소 뇌 조직내에 변형 프리온 검사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전문조사위원들이 사퇴한 이유는 “연구에 바쁘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정부 주도의 결론을 납득할 수 없다”는게 진짜 이유라는 분석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위험에 대해 국내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검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척수와 뼈 등 특정 위험부위 제거는 미국정부가 책임지는 것을 전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사임한 한 위원은 “(정부의 결론은) 과학적 평가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재 모든 식용 소에 대해 광우병(BSE) 감염 여부 전두(全頭)검사를 실시하는 일본은 미국에 대해 같은 검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생후 20개월 미만 소의 위험부위를 제거하는 방식을 요구한 미국측의 주장대로 조건을 완화해 수입재개를 허용했다.
일본의 시민단체 등은 식품안전위원회 위원 인선에 대해 “인선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무국측은 “인사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결정될때까지) 비밀이 유지돼야 하며 최종적으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승인을 받기 때문에 국민의 의견이 반영된다”고 해명했다.
국건수의 홍하일 위원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식품안전위원회 프리온전문조사위원 사퇴파문을 보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결코 협상이 될 수 없음을 확인했다. 현재 미국산 쇠고기 수입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 정부와 전문가들도 일본의 사퇴파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