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한·미 FTA 1차 본협상 … 섬유·의약품도 협정문 작성 실패

한·미 FTA 1차 본협상 … 섬유·의약품도 협정문 작성 실패

[중앙일보 2006-06-09 19:30]    

  

[중앙일보 홍병기]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1차 본협상 나흘째인 8일(현지시간) 섬유.의약품 분야의 통합 협정문 마련에 실패했다. 전날 농업.위생검역에 이어 4개 분야에서 통합 협정문을 만들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양국은 이날까지 17개 분과.작업반 중 13개의 협상을 마무리했다.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섬유분야에서 합리적인 원산지 규정 적용과 관세 조기 철폐 등을 요구했으나 미국 측이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분야라며 이를 거부해 통합 협정문 마련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미국 측이 한국의 신(新)약가 정책에 반대했다. 신약가 정책은 효능이 없는 약은 의보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양국은 9일 1차 본협상을 끝내고 7월 2차 본협상에서 품목별 시장개방계획(양허안)을 교환할 예정이다. 통합 협정문을 마련하지 못한 4개 분야는 쟁점별로 계속 협상을 할 계획이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섬유.무역구제 분야에서 공세적인 입장을 취했고, 미국은 농업.자동차.의약품 분야에서 많은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한편 최대 쟁점 중 하나인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 문제와 관련, 미국 내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이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1년 한.미 FTA에 대한 보고서를 처음으로 냈던 제프리 쇼트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연구원은 “개성공단 문제는 북핵 문제 등에 대한 북한의 변화가 없으면 FTA에 포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홍병기 기자 klaat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