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연 한미FTA…국내제약사 ‘직격탄’ 예고
9일 KBS “신약개발과 의약품 환자 접근권 인정” 보도
한미FTA 협상에서 신약 개발 여건 조성과 의약품의 환자 접근권 등의 원칙에 양국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KBS는 김종훈 협상단 수석대표의 말을 인용, 미국측이 주장한 의약품 분야의 이 두가지 원칙에 우리 대표단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원칙적인 사항이지만 이 두가지는 미국이 자신들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사항. 그만큼 국내 제약사들이 입을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오리지널 약의 특허권을 보호하기 위해 특허보호기간에는 제네닉 제품 허가를 금지해 줄 것과 의약품과 관련된 강제실시권 발동 사유를 제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오리지널 시장에 카피약 진입 문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복제약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생존권을 흔들 정도로 위협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측 대표단도 국내 제약사들의 반발을 예상, 국민건강 보험의 지속성이라는 요소를 추가해서 논의함으로써 접점을 찾아 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측이 주장한 약품에 대한 환자 접근성도 국내 제약사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현재 효능이 입증되면 전문의약품이라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광고를 할 수 있는 상황. 소비자에게 약을 판단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는 것이 이유로 우리에게도 같은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은 TV 등을 통해 오리지널 약을 대대적으로 광고할 것이고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자신이 봤던 약을 처방해 달라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역시 오리지널 약의 시장 점유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이렇게 될 경우, 단순히 제약사만이 충격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 오리지널 약의 시장 지배가 국내 제약사들의 고사로 이어지게 되면 당연히 약값은 올라 국민들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음달 서울에서 있을 2차 협상에서 정부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진광길기자 (kk@dailymedi.com)
2006-06-10 07:05